경제 · 금융

"젊은 감각 아이디어 수용"...사내벤처 실험 나선 은행

"연공서열 문화로는 혁신 못해"

신한·기업·우리銀 지원 앞장




은행들이 젊은 감각의 아이디어를 사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사내벤처 실험에 나서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의 금융권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적인 문화를 타파해 혁신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사내벤처인 ‘이노씽크(InnoThink)’의 제안을 받아들여 올해부터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의 e스포츠 대회 타이틀 스폰서 후원에 대한 마케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게임리그 타이틀 스폰서 참여는 이번이 처음으로 금융권에서는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이노씽크는 본부부서 및 영업점 직원 40명이 활동 중인 가운데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다른 업종의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유스 브랜드 ‘스무살우리’도 이노씽크가 제안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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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사내벤처를 두 곳 신설했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는 금융 콘텐츠 제작을 추진하며 ‘IBK보배’는 IBK박스와 연계한 중소기업 지원 사업모델을 설계하는 데 나설 예정이다. IBK박스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영업점 방문 없이도 비대면 대출을 신청하거나 정책자금을 조회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사내벤처 ‘에스파크(SPARK)’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될 수 있도록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확대했으며 해외 벤치마킹 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사업과 관련해 젊은 행원의 아이디어가 필수적인 만큼 신한디지털캠퍼스나 신한퓨처스랩 등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도 지원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11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선포식을 통해 사내벤처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KEB하나은행도 사내벤처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사내벤처 실험을 강화하는 것은 IT 기업이 금융권에 진출하며 은행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은 호봉제를 기반으로 연공서열식 조직문화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면서 “사내벤처와 같은 별도의 조직을 만들지 않고서는 IT 기업의 사업추진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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