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 대표 친시장 원로 경제학자 '국가 자본주의' 위험성 경고

우징롄 "국가의 지나친 경제 개입에 불만"

"국가개입, 中 경제 구(舊)소련 계획경제로 내몰아"

중국 내 대표 친시장 원로 경제학자로 꼽히는 우징롄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연구원. /블룸버그중국 내 대표 친시장 원로 경제학자로 꼽히는 우징롄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연구원. /블룸버그



중국의 대표적인 친시장 원로 경제학자인 우징롄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연구원이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국가의 지나친 개입은 중국의 경제 개혁개방 노선에서 벗어난 것으로 중국 경제 앞날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중국 경제에 영향력 있는 인물로 통하는 원로 경제학자의 쓴소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정책 비판론도 확산 되는 모양새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징롄은 최근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후판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중국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개입이 (중국 경제를) 실패한 구(舊) 소련식 계획경제로 흐르게 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경고를 내놓았다. 우징롄은 덩샤오핑이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할 당시 그 개혁을 맡아 주도했던 저명 경제학자이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경제학자클럽의 핵심 멤버이며 이강 인민은행 총재, 궈슈칭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 경제에 영향력이 큰 인물로 통한다.


그는 “국가가 경제 통제를 하는 건 (특정 집단끼리 결탁해 이익 공유하는) ‘정실(crony) 자본주의’로 빠지게 할 수있고, 이것은 개인 자산도 정부의 통제 아래 있던 1950년대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같은 행보는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과 방향을 달리한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중국 경제는 국가 통제가 아닌 시장 경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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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징롄의 이런 발언은 시진핑 주석의 정책 노선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 후 공산당의 영도를 앞세워 사회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으며, 경제 정책에서도 정부의 간섭을 강화하고 국유기업 우대 정책을 펼쳐 자유주의 진영의 비판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의 이러한 정책은 시장 경제를 지향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에서 벗어난 것으로서, 미국과 무역전쟁의 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우징롄은 시 주석의 최측근인 류허 부총리와 함께 ‘중국 경제학자 50인 포럼’을 세울 정도로 영향력이 크지만, 지난달 발표된 ‘개혁개방 공신 100인’ 명단에는 빠져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일당독재 공산국가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국가 자본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학자의 쓴소리가 중국 지도층에는 눈엣가시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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