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집값 하락 전방위 확산] 마래푸 59㎡ 2억 하락에도 발길 뚝…마·용·성도 추락

용산 파크타워도 23억 → 20억

매수자들 "지금도 비싸" 외면

가격 조정·거래 절벽 이중 쇼크

"중개업 사무실에 파리만 날려"

"대출 규제·동남권 물량 폭탄에

마용성 약세 물결 지속 불가피"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중개업소 게시판에 ‘급급매·급전세’ 매물이 붙어 있다.  /이재명기자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중개업소 게시판에 ‘급급매·급전세’ 매물이 붙어 있다. /이재명기자



“‘9·13대책’ 이후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시세가 1억~2억원 떨어졌는데 최근 석 달간 매매거래는 한 건도 하지 못했습니다. 실수요자들은 가격이 더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어 당분간 집값이 반등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A중개업소 대표)

“행당동 일대만 해도 1만3,000가구가 넘는데 지난해 12월 내내 거래된 것은 고작 4건뿐입니다. 매수자·매도자 모두 관망하고 있어 거래는 씨가 마른 상황입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E공인 대표)


서울의 집값 하락세가 두 달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강남 지역뿐 아니라 강북의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가격 조정과 거래절벽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일대 중개업소를 취재한 결과 2억원까지 매매가가 추락하고 있지만 거래는 실종 상태다. 거래가 사라지면서 오후5시에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생겨날 정도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현실화, 대출규제 등을 고려해볼 때 마용성을 비롯한 서울 강남 등 급등지역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유세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양도세 등 거래세 인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뚝뚝 떨어진 아파트값, 1억~2억원은 보통=21일 서울경제신문이 일대 중개업소를 취재한 결과 거래 실종과 호가 하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마포구 대장주인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해 9월 12억5,000만~12억8,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시세는 10억3,000만원으로 2억원 이상 추락했다. 신공덕동 ‘신공덕래미안1차’ 전용 84㎡는 최근 9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4개월 전보다 1억원 넘게 떨어졌다.


용산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13억원 수준이었던 산천동 ‘리버힐삼성’ 전용 114㎡의 호가는 11억~12억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용산동5가의 ‘파크타워’ 전용 124㎡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호가가 23억원이 넘었지만 최근에는 21억~22억원까지 떨어졌다. 20억원 수준의 급매도 매물로 나와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성동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전용 59㎡는 지난해 9월 10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9억원 중후반대다.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전용 59㎡는 같은 기간 시세가 12억원에서 10억5,000만원까지 내려갔다.

◇9·13대책 이후 거래 ‘0’건 중개업소도 수두룩=가격은 떨어졌지만 거래는 실종 상태다. 지난해 여름의 전 고점 대비 1억~2억원 하락한 매물이 늘고 있지만 2~3년 전 가격에 대한 기억 때문에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거래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하왕십리동 D공인 대표는 “고점에서 5,000만원 정도는 내렸지만 매수 대기자들은 아직도 너무 비싸다면서 더 떨어지면 연락을 주겠다며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신공덕동 G중개업소 관계자도 “집주인이 지난해 여름보다 1억5,000만원 가격을 낮추고 내부수리까지 완료해서 집을 보여줬는데 매수 의향자들이 발길을 돌렸다”며 “매수인들도 정부의 대출규제로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추가로 1억~2억원은 더 떨어져야 거래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단 한 건도 거래를 하지 못한 중개업소도 수두룩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용산구 산청동 C중개업소 대표는 “올 초 한창 바쁠 때는 오후9~10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요즘은 손님도 없고 물건도 많이 없어 오후5시면 퇴근해버린다”며 “최근 3개월간 거래 중개를 하지 못해 사무실에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옥수동 R공인 대표는 “예전에는 이 일대에서 한 달에 20건 정도는 거래가 됐는데 지금은 1~2건 정도로 거래가 ‘반의 반의 반쪽’이 났다”고 말했다.

12


◇‘당분간 약세 국면 이어질 것’ 우세=시세 하락에도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면서 마용성을 비롯한 서울 집값은 당분간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4만2,000가구에 이르는 점도 집값 약세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대출규제로 수요층이 제한된데다 수요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또 집값을 받쳐줬던 전세 가격도 동남권 입주물량 폭탄의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어 마용성을 비롯한 서울의 전반적인 집값은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렇다 보니 마용성 시장의 약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팀 수석전문위원은 “갭투자가 사라지고 대출규제가 더해져 마용성도 단기 급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면서 “수요자들의 부동산 가격 조정에 대한 기대심리가 팽배해 있어 집값 바닥이 확인될 때까지는 강남권에 이어 마용성에까지 하락 물결이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이주원·이재명기자 hooni@sedaily.com

한동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