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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미묘한 시기' 에 요구사항 공개한 KCGI…反한진 여론 활용 의도"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검토후 내놔

한진은 요구사항에 무대응 일관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21일 한진(002320)그룹에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공개 요구한 시기를 놓고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이 “KCGI와 연대는 없다”고 밝혔지만 사상 처음으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검토에 나선만큼 반(反) 한진 여론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날 한진은 KCGI의 요구사항에 무반응으로 대응했다. 자문사인 삼성증권과 함께 주주총회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종종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한다. 여론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KCGI가 이날 ‘밸류한진’ 사이트를 열고 요구 사항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른 주주들이 본인들의 주장을 따라 동참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을 공격했던 엘리엇도 ‘엑셀레이트현대’ 사이트를 개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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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의 공개 압박 시점도 주목된다. KCGI의 공개 요구는 국민연금이 지난주 대한항공(003490)한진칼(180640)에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직후에 나왔다. KCGI가 한진그룹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시점에서 보름이나 미뤄진 것이다. 국민연금 등 다른 주주들과 연대할 수 있다는 의지를 적극 피력하기 위한 시점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KCGI는 ‘밸류한진’ 사이트를 국문과 영문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직 영문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7%로 KCGI의 그레이스홀딩스(10.71%)와 국민연금(8.35%)의 지분율을 합쳐도 표 대결이 쉽지 않다. 크레디트스위스(3.92%) 등 외국 주주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KCGI가 이달 초 한진그룹에 요구 사항을 비공개로 보냈고 아직 회신을 받기 전인 점에서 KCGI가 협상보다 여론의 큰 물줄기를 타고 더 멀리 나가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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