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망고포도·자두살구...더 달달해진 과일입맛

샤인머스켓·플럼코트·하미과등

고당도 신품종 과일 매출 급증

손가락 모양 포도 블랙 사파이어

롯데서 한달만에 1억어치 판매도

청과 메인 전통과일 설자리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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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켓, 블랙사파이어, 플럼코트, 하미과(황제멜론), 애플왕대추, 킹스베리, 신비복숭아….

얼핏 생소하게 들리는 이 이름들은 최근 수년 사이 국내 마트 청과물 코너 한 켠을 당당히 차지하며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과일들의 이름이다. 이들 과일들의 공통점은 한 입만 베어 물어도 단박에 확실한 달콤함을 즐길 수 있는 ‘고당도’ 과일이라는 것과 연구를 통해 맛·모양을 개선한 ‘신품종’ 과일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렸을 때 눈길을 끌 법한 트렌디하고 이색적인 ‘프리미엄급’ 과일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빠르게 시장 저변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고당도·신품종 과일들의 습격… 확 바뀐 한국인의 과일 취향=21일 서울경제신문이 식품전문점 킴스클럽과 함께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이뤄진 과일 소비 동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 소비자들은 과거에 비해 더 달콤한 ‘고당도’ 과일과 더 색다른 ‘신품종’ 과일에 대한 선호도가 꾸준히 늘었다.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같은 종류의 과일이라고 해도 당도가 높은 제품으로 먼저 손을 뻗었다. 실제 킴스클럽 전 매장을 걸쳐 지난 5년간 고당도 파인애플은 매출이 105% 성장했으며 오렌지와 키위도 고당도 제품이 각각 70%, 67%씩 매출이 높아졌다. 일반 감귤에 비해 당도가 높은 하우스 감귤과 만감류(한라봉·천혜향 등)의 매출은 지난 5년간 무려 1,040% 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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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입맛 변화에 발맞춰 당도를 높인 신품종 과일이 인기를 끄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킴스클럽 한 관계자는 “기존 포도보다 크기가 크고 단맛이 더 강해진 ‘샤인머스켓’이나 고당도인 ‘캄파리 토마토’, 자두의 상큼함과 살구의 달콤함을 결합한 ‘플럼코트’ 등이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과일들”이라며 “평범한 방울토마토의 자리를 더 달고 맛있는 대추방울토마토가 차지하고 바나나는 스위티오바나나, 그린키위보다는 골드키위가 대세가 되는 등의 변화도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역시 지난해 여름 길쭉한 검정색 모양의 고당도 포도 ‘블랙 사파이어’를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여 약 한 달만에 1억원치 이상 판매해 주목받았다. 지난 연말에는 당도가 10브릭스 이상으로 높은 동시에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도 눈길을 끈 ‘킹스베리’를 유통해 최근까지 3주간 총 1만 2,000팩을 팔아치우기도 했다.

◇수입·신품종 약진에 토종 과일 세대 교체=소비자들의 입맛 변화와 고당도·신품종의 ‘프리미엄’ 과일을 찾기 위한 유통기업의 노력이 맞물리며 수입 과일 소비가 대폭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킴스클럽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전 매장에 걸쳐 오렌지와 파인애플, 체리의 매출이 103~115%씩 늘어났다. 수입 석류의 매출은 무려 903% 증가했으며 수입 생블루베리도 397% 성장했다. 망고 역시 같은 기간 369% 매출이 상승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있던 토종 과일 품종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사과의 경우 홍옥·양광·감홍 등 저장성이 약한 품종은 매년 소비량이 줄고 당도가 높은 부사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복숭아도 단단한 백도 대신 붉은색 계통의 부드러운 복숭아나 겉은 천도, 속은 황도·백도의 특징을 띄는 ‘신비 복숭아’ 등의 신품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제스프리 키위가 많이 팔리며 국산 참다래는 5년 전 대비 매출이 50% 줄었고 수입 포도가 늘어나며 캠벨, 세레단 등 국산 재배 품종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 통계를 살펴봐도 2010년 이후 과일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해 2017년 기준 12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조 3,920억원)까지 늘어났다. 2008년 5억 3,000만 달러 대비 136.1% 증가한 수치다. 반대로 국산 재배 과일은 설 자리를 잃어 국내 과일재배 면적이 2000년 17만 3,000헥타르(ha)에서 2016년 16만 6,000ha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배 재배면적은 57.7% 줄었고 포도는 48.3%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과일을 선택할 때 가격이나 국산 등의 기준으로 고르기 보다 ‘맛’을 핵심 가치로 두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SNS 등에서도 돋보이는 이색적인 신품종도 인기를 끌고 있어 수입·신품종 등 프리미엄 과일의 인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사파이어블랙사파이어


김경미·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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