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섣부른 脫원전에…火電만 더 타올랐다

국내 유일 민간火電 GS E&R

지난해 영업익 1년 새 2배 늘듯

원전 주기기 제작사 두산重은

영업익 10분의1토막…실적악화

신재생 대신 석탄 수요만 늘어

최근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과 미세먼지 여파로 탈원전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일의 민간 화력발전회사인 GS E&R과 유일한 민간 원자력발전소 주기기 제작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발전업계에선 탈원전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라 석탄 화력발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발전단가가 싼 에너지원부터 이용하는 경제급전 원칙이 적용돼서다.

2215A14 원자력



21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GS E&R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2,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GS E&R은 계열사인 GS동해전력 화력발전소 2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한국전력에 전량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2016년 461억원에서 2017년 1,265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1,60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전력수요가 많은 4분기 실적이 반영되면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훌쩍 넘어 2,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 E&R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도 1조2,882억원으로 전년 동기 7,711억원에서 67% 급증했다. 이 회사의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2017년 화력발전소 2기가 차례로 상업운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매출액에서 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0%에서 2017년 31.2%, 지난해 3분기 46.29%로 커졌다. GS E&R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시기는 정부 정책으로 원자력발전량이 줄어든 시기와 겹친다. 현재 우리나라는 값싼 에너지원부터 먼저 발전에 사용하는 경제급전 원칙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이 줄어들면 그 다음으로 저렴한 석탄 화력발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환경부에서 탈원전을 내세우며 ‘환경급전’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단기간 내 실현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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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줄어든 원자력 발전량은 석탄이 대체하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6년 16만1,995GWh(기가와트시)였던 원자력발전량은 2017년 14만8,427GWh로 감소했고 지난해(11월까지 누적)엔 12만1,075GWh로 더 줄었다. 반면 석탄발전량은 2016년 21만7,156GWh에서 2017년 24만1,610GWh로 늘었고 지난해 11월까지는 21만9,701GWh을 기록했다. 2017년 11월까지 누적량인 21만9,434GWh와 거의 같아 12월 발전량을 포함하면 2017년 수준을 유지할 거란 분석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16년 2만2,413GWh에서 지난해(11월 누적) 2만8,703GWh로 약 6,000GWh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린다 해도 절대량에선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원전 수요를 석탄 화력발전이 대체하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회사인 두산중공업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554억원보다 10분의 1토막 났다. 이 회사 매출에서 원전 사업 부문이 차지하고 있던 비중은 약 20%였지만 현재 남아있는 일감이 끝나면 개점휴업이 우려된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이미 설계를 마치고 사전 제작에 들어갔던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부품들은 고철로 전락할 위기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신한울 3·4호기에 투입한 비용을 약 4,9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과장급부터 부장급까지 2,300명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급(50%) 순환휴직에 들어갔다. 한 관계자는 “신한울 3·4호기에 투입된 매몰 비용을 고려하면 현재 두산중공업의 원전 사업은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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