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브라질펀드, 지금 올라타도 될까

보우소나루 연금개혁 기대감에 투자금 몰려

해외 주식형 손실 속 나홀로 20%대 고수익

전문가들 "공약이행 확인하며 신중 접근을"

2915A23 주요 브라질펀드 수익률 현황



브라질 펀드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주요 해외 주식형 펀드 대부분이 손실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20%대의 독보적 수익을 올리자 뒤늦게 브라질행 탑승을 고려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경제 성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고점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환매도 늘어나는 등 시장 과열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 펀드의 지난 6개월 수익률은 20.41%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체 글로벌 펀드가 -9.02% 손실을 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은 수익률이다. 지역·국가별로 보면 브라질 펀드 외에 수익률이 플러스인 펀드는 중남미(3.61%)와 러시아(1.03%)뿐이다.

브라질 펀드의 수익이 높게 나타난 것은 브라질 보베스파지수가 지난 1월24일 기준 9만6,558.4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6개월 새 20%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연금개혁과 공기업 민영화, 감세 등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일 취임해 연금 개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최근 기자회견에서는 “현재 남성 55세, 여성 50세인 퇴직연금 수령 연령을 남성 62세, 여성 57세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 같은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질지,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는지에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브라질의 경제 성장률이 이전 전망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암흑기였던 2015~2016년에 비해 회복 사이클로 진입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2015~2016년 -3% 중반대의 성장률에서 2017~2018년 1%대로 플러스 성장에 진입했다”며 “올해와 내년에는 2% 중반대의 성장률로 회복을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연금 개혁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브라질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이 이어지면서 헤알화 환율 변동성도 이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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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투자에는 신중해야 할 시기라는 조언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글로벌운용본부 담당자는 “지난해 브라질 증시가 워낙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대선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니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판단이 우세했다”면서도 “하지만 새 정부의 공약이 실질적으로 이행되는지, 정치적으로 이 정책들이 추진력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이익이나 경기지표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결국 정치적인 이슈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후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확인되지 않은 정치적인 리스크들을 살피며 적립식으로 투자에 나서기를 추천한다”고 부연했다.

최근의 자금유입 상황을 보면 기존 투자자들도 보다 신중히 하는 분위기다.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던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최근에는 환매가 늘어나고 있다. 브라질 펀드에서 최근 1개월간 29억원, 6개월 동안에 117억원이 빠져나갔다.

브라질 국채에 대해서도 최근 가격 상승이 가팔라 섣부른 투자보다는 분할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1·4분기 추천상품에서 브라질 국채를 제외했다. 2016년 4·4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꾸준히 추천상품에 올랐지만 최근 가격 상승이 과해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권하기 힘들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0년물 기준 브라질 국채 금리는 지난해 말 9%대에 진입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채권 금리가 내렸다는 것은 가격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브라질의 연금개혁안 공개와 의회 논의 시작으로 혼란이 있겠지만 실업률 감소와 실물경기 반등을 고려했을 때 경기회복세는 유효할 것으로 본다”며 “장기투자자들은 관련 변화를 지켜보며 브라질 국채 분할의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권용민·이경운기자 minizzang@sedaily.com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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