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둘러싼 중국과 서방 국가들의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1일 캐나다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후 중국에서 캐나다인 체포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데다 영국 보다폰을 비롯한 유럽 업체들이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자 중국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특별행정구인 마카오에서 캐나다인 1명이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25일 마카오의 한 은행에서 위조서류를 이용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계좌에서 2억8,400만달러(약 3,200억원)를 홍콩 계좌로 송금하려 했지만 제출된 서류의 서명과 은행에 보관된 서류의 서명이 달라 송금이 거절됐다. 남성은 은행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마카오를 떠나기 직전 체포됐다.
캐나다 당국의 체포는 남성의 사기 혐의에 따른 것이지만 지난해 12월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중국에서 캐나다인 체포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중국은 캐나다 전직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최소 5명의 캐나다인을 구금한 것으로 전해져 ‘보복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앞서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밍 유럽연합(EU) 주재 중국대사가 EU 내 5G 사업에서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배제되는 움직임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장 대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를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에서 배제하는 것은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화웨이 배제는) 매우 무책임한 일이고 세계의 경제 및 과학 협력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