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본격적인 실무협상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제유지에 가장 위협이 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능력을 과시해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비건 대표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미가 항상 같은 소리를 내야 한다. 미국은 남북관계의 발전을 반대하지 않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건 대표가 남북교류의 속도조절을 재차 강조한 것은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북한과 입장차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대북제재라는 강력한 외교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북한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포석이라는 의미다.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평양 실무협상의 의제에 대한 논의와 관련한 문 의장의 질의에 “사안에 대한 의제는 합의했다”면서도 “이번이 실질적인 첫 실무회담이었고 의제는 동의했지만 협상을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해 북미 간 입장차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양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주 남짓 남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회의론 차단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텍사스주의 국경도시 엘패소에서 진행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집회 연설에서 “처음 정상회담 때 그랬듯이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도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성공적인 비핵화 협상을 자신했다.
한편 경제발전에 주력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베트남과의 교류협력에 박차를 가했다.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의 팜빈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 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