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극장가 막오른 포스트 설 대전] 잔잔한 휴먼 드라마 vs 오싹한 호러, 당신의 선택은

로펌 변호사로 돌아온 정우성 '증인'

10대 자폐소녀와 성장스토리 그려

명작의 귀환 '메리 포핀스 리턴즈'

에밀리 블런트가 타이틀 롤 맡아

이정재 등 연기파 참여한 '사바하'

3·1운동 다룬 韓영화도 잇단 노크

아카데미 10개 부분 노미네이트

'더 페이버릿...' 등 영화팬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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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증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증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올해 첫 1,000만 클럽에 가입한 영화 ‘극한직업’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극장가에선 이번 주부터 포스트 설 대전이 막을 올린다. 연말 연초부터 설까지 이어지는 겨울 성수기의 막바지에 승부수를 던진 영화들의 공통점은 두터운 팬층을 공략하는 수작들이라는 점이다. 오랜만에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 속 선한 눈빛의 주인공으로 돌아온 정우성(영화 ‘증인’)과 반세기만에 돌아온 전설의 유모 ‘메리 포핀스’,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의 ‘해피 데스데이’ 속편 ‘해피 데스데이 2유’가 이번 주 오랜 팬들과 재회한다. 여기에 ‘검은 사제들’로 544만 관객을 동원했던 장재현 감독이 신작 ‘사바하’로 4년만에 스크린을 장식한다.

◇‘믿보배’ ‘믿보영’의 귀환=모처럼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정우성의 편안한 눈빛이 관객을 무장해제시킨다. 살인 용의자의 변론을 맡은 대형 로펌 변호사 순호(정우성)와 유일한 목격자인 10대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의 성장 드라마 영화 ‘증인’(13일 개봉) 얘기다. 최근 스크린에서 악역을 도맡았던 정우성이 집에선 늙은 아버지(박근형)와 일상의 정을 나누고 10대 소녀 지우를 이해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냐’고 묻는 묵직한 이야기지만 일상의 소소한 유머와 긴장감 넘치는 재판 장면을 적절하게 배합해 감동과 재미는 더하고 무게는 뺐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번 주엔 전설의 유모도 돌아온다. 80여년 전엔 소설로, 50여년 전엔 영화로 아이와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했던 ‘환상적인 유모’ 메리 포핀스가 속편 ‘메리 포핀스 리턴즈’(14일 개봉)로 2월의 스크린을 장식한다. 21세기 메리 포핀스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온 팔색조 배우 에밀리 블런트다.

이번 영화에서도 에밀리 블런트의 변신은 상상 그 이상이다. 놀라운 가창력과 춤 실력에 고전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 말투와 표정까지 그야말로 원조 논란을 잠재우는 ‘에밀리 블런트표 메리 포핀스’를 완성했다. 당당하고 진취적인 메리 포핀스는 지금의 소녀들에게도 롤모델이 될만하다. 엄마와 딸이 손잡고 봐야 할 영화다.

영화 ‘해피 데스데이 2유’ /사진제공=UPI코리아영화 ‘해피 데스데이 2유’ /사진제공=UPI코리아


같은 날 개봉을 앞둔 ‘해피 데스데이 2유’는 죽음의 생일이 반복되는 신선한 소재로 개봉 당시 제작비의 25배 이상을 벌어들였던 ‘해피 데스데이’의 속편이다.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작품은 반복해서 죽어야만 하는 비운의 주인공 트리는 물론 귀여운 가면 속 무시무시한 진실을 간직한 베이비 등 주요 캐릭터마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속편에서도 트리는 죽음의 생일 아침을 맞이한다. 전편에서 반복되는 죽음 속에 트리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트리의 선택과 운명에 맞선 싸움에 집중한다. 특히 타임루프 규칙을 완벽하게 이해한 트리가 고공낙하, 스카이다이빙 등으로 죽음에 맞서는 모습이 쾌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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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바하’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영화 ‘사바하’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사바하’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영화 ‘사바하’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맹추위에 등골 오싹한 긴장감을 더하고 싶다면 ‘사바하’가 적격이다. 신흥 종교 ‘사슴동산’을 쫓는 ‘박목사’ 역의 이정재와 한적한 마을을 지키는 의문의 정비공 ‘나한’ 역의 박정민, 16년전 태어난 그것의 쌍둥이 동생으로 비밀의 열쇠를 쥔 인물 ‘금화’ 역의 이재인까지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도 기대를 모은다.

◇머리를 깨우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시간=세계 영화제가 주목하는 감독들의 신작과 수상작들의 개봉도 잇따른다. 세계적인 거장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5년만에 내놓은 신작 ‘살인마 잭의 집’ 이달 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10개 부문에 최다 후보작으로 오른 영화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노리는 글렌 클로즈 주연의 영화 ‘더 와이프’까지 2월 극장가를 장식할 화려한 라인업이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사진제공=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또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가수 비가 주연을 맡은 ‘자전차왕 엄복동’부터 고아성이 ‘유관순’ 역으로 열연하는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 등 일제강점기 민족의 비극을 다룬 한국 영화들도 출격을 예고한다.

특히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되었던 실존 인물 ‘엄복동’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가수 비가 주연을 맡고 배우 이범수가 제작자로 나선 작품으로 제작비만 130여억원에 달하는 대작이다.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또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3·1만세운동 후 서대문 감옥 8호실에 투옥됐던 유관순과 함께 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흑백의 영상 속에 시대의 비극은 물론 당대 여성들의 아픔과 희망을 담담하게 전한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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