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이달 하루 거래량 28건 '반토막'...마래푸는 석달째 '0'

■더 얼어붙은 주택시장

공시가 인상 등에 실수요 사라져

"어차피 안팔려" 매물 홍보도 안해

반포리체 59㎡ 4억 낮춰 급급매




“4,000여가구인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지난해 11월 초 이후 석 달이 넘도록 한 건도 실거래 신고가 없습니다. 최고가보다 3억원 낮은 전용 84㎡ 12억5,000만원짜리 매물도 몇 달째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아현동 C공인 관계자)

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거래 절벽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 일 평균 매매거래 건수가 2월 들어 지난달의 반 토막 수준으로 추락했으며 가뭄에 콩 나듯 초급매만 거래되면서 시세 형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공시가 인상 등 악재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조차 거래를 미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미세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어차피 안 팔릴 것, 매물 올리지도 않는다”=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현재까지 하루 평균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8.3건으로 지난 1월 60.6건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하루평균 74.1건, 11월 118.1건, 10월 326.3건에서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9월 일 평균 407.8건에 비하면 1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거래량이 줄어들면 매물이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는 양도세 중과 때문에 매물 잠김 현상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매 수준의 호가로 매물이 시장에 나와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개업소들이 홍보를 중단할 지경이다. 4,000가구가 넘는 옥수역 주변 옥수파크힐스와 옥수리버젠은 올해 한 건도 거래가 신고되지 않았다. 옥수동 R공인 대표는 “집주인들은 이전 거래가에서 5,000만원 안팎으로 조정해 팔아달라고 하지만 매수인은 수억원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어차피 거래가 성사되기 힘드니 중개 플랫폼에 아예 매물을 홍보하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4,400여가구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올 들어 아직 매매 신고가 없다. 지난해 말 전용 76㎡가 딱 1년 전 시세인 15억6,000만원에 거래된 게 전부다. 강북 아파트 밀집지인 마포구 아현동·공덕동·염리동 일대를 통틀어 염리동 마포자이 거래 1건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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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절벽 속 극소수 급급매만 거래=시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다 보니 이상 거래는 더욱 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리체 전용 59㎡는 이달 초 13억4,5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 17억5,000만원 대비 4억원이나 급락한 가격이다. 반포동 B부동산 대표는 “이번 거래도 급급매거나 가족 간 거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도 급매물만 거래되고 있다. 1월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가 1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1월 초 15억1,000만원에서도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공개된 매물 중 최저 수준이다. 잠실동 H공인 대표는 “급매물이 늘어나고 거래되다 보니 시세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면서도 “집주인들도 양도세 중과 때문에 비과세 기한이 될 때까지 급매 수준으로는 팔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전용 84㎡도 1월 말 1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하왕십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실수요자도 급매물 가격에 만족하지 않고 몇 천 만원은 조정해줘야 거래가 성사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 정상화를 위한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공시가격을 높여 보유세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정했다면 거래 관련 퇴로는 열어줘야 한다”면서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고 자산 정리를 할 수 있도록 양도세를 비롯한 세제 혜택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 비용은 계속 올리고 거래 비용은 낮추지 않고 오히려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세를 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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