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과기자문회의 젊은 피 수혈해 2기 출범...인원 줄고 분야편중돼 보강필요

13일 문 정부 2기 자문위원 1첫 회의 개최

기존 보다 2명 줄어든 10명으로 출범

뇌-환경-금속-생물기계 전문가 등 편입됐으나

수학, 항공우주 전문가는 현정부서 계속 빠져

자문단 40~50명으로 늘리고 분야 편중 개선해야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2기를 본격 가동했다. 젊은 과학기술인의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해당 기구가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박사과정 학생을 민간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등 쇄신이 이뤄졌다. 그러나 민간위원 심의위원수가 소폭 줄어든데다가 과거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위원 선임 분야가 들쭉날쭉하고 편중돼 있어 과학기술정책의 전분야를 균형감 있게 살피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 정부 들어선 기초과학의 근간인 수학 분야와 미래 일자리창출산업인 항공우주분야 전문가는 1~2기 과기자문회의에서 연이어 빠져 있어 향후 인선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과기자문회의는 13일 광화문에서 1차 회의를 열고 활동계획을 논의했다. 염한웅(포항공대 교수) 부의장은 “정부의 과학기술 분야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국가적 중요 이슈에 대해 실현 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자문회의는 의장(대통령)과 자문위원단, 심의위원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이번에 출범한 2기 자문위원은 10명으로 1기 때의 12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1기 때는 자문위원단 산하 3개 소위원회를 각각 4명씩 맡았는데 2기 인원대로라면 소위원회가 적게는 3명씩의 규모로 더 줄어 다양한 논의 진전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2기 위원단은 염 부의장을 비롯해 최진희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실장, 임형미 한국세라믹기술원 수석연구원, 이희권 강원대 자연과학대 교수, 석현광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손미원 바이로메드 전무, 나규동 기바인터네셔널 대표, 장경애 동아사이언스 대표, 송민령 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 재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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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자문위원들의 주력 분야를 1기와 비교해보면 뇌공학, 환경공학, 금속 및 의공학, 농업산업 및 생물기계공학 분야 전문가가 새로 포진했다. 반면 1기 때 포함됐던 컴퓨터공학,인공지능(AI) 및 가상현실(VR), 컴퓨터 공학, 에너지, 과학기술 제도법률 전문가가 빠지는 등 과거 정부와 같이 고르지 못한 전공 분포를 보였다. 항공우주분야의 경우 올해부터 2년간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개발사업이 시제기 단계까지 이르고, 한국형 우주로켓(누리호)이 완성되는 중대국면임에도 불구하고 관련분야 전문가가 2기 자문위원단에서 제외됐다. 직전 정부에선 2기 과학기술자문회의 등에 항공우주 전문가가 참여한 바 있다. 직전 정부 3기땐 수학부 교수가 포함되기도 했다. 산업적 기로 속에 신기술 도입이 절실한 조선·해양관련 분야 전문가도 현 정부 들어선 과기자문회의에 입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3월께 임기가 만료되는 과기자문회의 1기 심의위원단의 후임 위원단에 소외된 과기분야 전문가들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산업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정권마다, 혹은 자문회의 기수마다 위원단의 전공분야가 오락가락해온 관행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과학계의 한 원로는 “과기자문회의 근거법과 시행령을 손질해서 (현재 30명 이내로 제한된)자문위원과 심의위원의 총원을 40~50명 정도로 늘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물리학, 화학, 수학, 생물학 등의 전문가는 정권이나 기수가 바뀌어도 반드시 포함시켜 국가적 기초과학 역량 강화를 위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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