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특정일에 몰리는 ‘슈퍼 주총’ 문제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다음 달 27일 정기 주총을 열겠다고 밝힌 기업은 223개사(유가증권 80개, 코스닥 143개)에 달했다. 이어 3월 26일(180개사), 29일(86개사), 22일(84개사), 21일(72개사), 15일(69개사) 순으로 기업 주총이 특정일에 몰렸다.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보통 매년 3월 마지막 주 목·금요일과 그 전주 금요일에 기업 주총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 해당 일에 주총을 열지 않도록 유도해왔다. 이 영향으로 올해는 마지막 주 수요일(27일)과 화요일(26일)에 좀 더 많은 기업의 주총이 몰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투자자의 참여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돼왔지만 슈퍼 주총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다만 주총 집중도는 완화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3월 23일 538곳, 30일 382곳, 29일 125곳의 주총이 몰렸다. 상장사협회 관계자는 “2017년에 주총이 집중된 사흘간 주총을 연 기업이 12월 결산법인의 70.7%에 달했는데 작년에는 주총 분산을 유도한 데 따라 53.8%로 낮아졌고 올해는 집중도가 작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섀도보팅 폐지 여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코스닥 기업 위주로 슈퍼 주총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감사 선임에 실패하는 등 안건 처리마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회원 상장사들이 섀도보팅 폐지로 주총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주주들을 모으기 어려운 주총 집중일은 자발적으로 피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여전히 일부 대기업은 주총이 몰리는 걸 피하지 않는다. 22일엔 현대제철(004020), 현대백화점(069960), LG이노텍(011070), 대상(001680), 현대모비스(012330), 오뚜기(007310), GS건설(006360) 등의 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또한 29일에는 롯데쇼핑(023530), 두산(000150), KCC(002380), 금호타이어(073240), 태광산업(003240), NHN엔터테인먼트(181710), 코웨이(021240), 엔씨소프트(036570), 쌍용차(003620) 등이 주총을 연다. 주총이 몰리면 소액주주의 참여와 주주권 행사가 어려운데, 기업 입장에선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