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 오는 게 봄을 향한 설레임 뿐 만이 아니다. 봄꽃 못지 않게 향긋한 딸기 뷔페가 봄을 맞는 이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딸기 뷔페는 기자에게 봄맞이 라운딩 만큼 매년 이 시즌 참여하는 이벤트와 같다. 몇 년 전 만해도 딸기 뷔페를 찾는 사람들이 여자들에 국한됐지만 딸기 뷔페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호텔에서 주최하는 딸기 뷔페 예약을 올해는 서둘러야 한다.
1달을 꼬박 기다려 맞은 올해 첫 딸기 뷔페는 롯데호텔서울이다. 롯데호텔서울에서 처음 딸기 뷔페를 시작한 2015년과 비교해 훨씬 사람도 많아졌고 먹거리도 많아졌다. 이번 딸기 뷔페 프로모션 명칭은 ‘2019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일찌감치 1월 초부터 시작해 오는 4월 21일까지다. 이번 롯데호텔서울 딸기뷔페에서 확실히 촉감적으로 달라진 것은 딸기 맛이다. 지난해에도 경험해봤지만 올해 유독 딸기 맛이 좋았다. 호텔 측은 “최고 품질의 딸기를 엄선했다”고 했는데 역대 롯데호텔의 딸기 맛 중 최고였던 것 같다.
메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자리에 앉으면 제일 먼저 2008년 KIA 세계요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나성주 셰프의 ‘아트 웰컴 디시’가 아기자기한 엔트리 메뉴로 고객을 반긴다. 롯데호텔서울 명동의 딸기 뷔페는 이미 지난해부터 디저트를 넘어서 식사가 가능한 메뉴들로 채워졌다. 칠리새우, 오믈렛, 불고기 등 핫 쿠킹 섹션과 다양한 샐러드, 샌드위치가 준비돼 있다. 볶음밥을 비롯해 간단한 호텔 뷔페를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식사 메뉴가 충분히 갖춰져 있어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 보인다.
오랜 기간 딸기 뷔페 라운딩을 해 온 ‘딸기 프로’로서는 먼저 호텔 측이 야심적으로 내놓은 딸기 디저트 메뉴부터 시식하기를 권한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순서가 다르겠지만 자칫 배고프다고 식사 메뉴부터 시작할 경우 허기를 일찍 메워 정작 딸기의 매력에 빠지기 어려워서다. 그림처럼 아기자기해 먹는 것도 아까운 딸기 다쿠아즈, 마카롱, 브라우니, 파나코타 등 핑고 푸드 스타일의 프리미엄 디저트는 20종에 이르며 총 36종의 음식이 준비돼 있다.
기자는 평소 베이커리 숍에서 만나기 힘든 이색적인 딸기 디저트로 먼저 입맛을 돋웠다. 초콜릿에 버무려진 생딸기부터 딸기 티라미수, 콘딸기가 올려진 미니파이, 딸기 치즈케익 등 일반적으로 접하지 못한 딸기 메뉴를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 초콜렛과 생크림, 빵, 슈에 올린 딸기 등 어떻게 딸기가 이렇게 다양한 향연을 펼칠 수 있는지 셰프들의 상상력에 감복했다. 스위트한 디저트에 질렸다면 잠시 생딸기로 입가심을 하면 된다. 이후 망고 파인애플 파파야 딸기 샐러드를 먹고 파르페와 연어를 올린 딸기 빵으로 입안에 달달함을 없앤 후 다시 생크림 딸기 케이크로 혀를 녹이면 이 순간 만큼은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을 정도다. 달콤한 디저트로 늘 합리적인 것을 추구하던 나의 뇌가 보상받은 것처럼 잠시나마 스트레스가 풀린 것 같았다.
모든 감각을 깨우는 딸기뷔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인증샷이 아닐까.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찍어도 화려하고 예쁘고 침샘이 마르지 않는다. 딸기 뷔페의 아이콘인 생딸기를 층층히 쌓아 놓은 딸기 타워의 붉은 색은 사람을 흥분시키는 뭔가 있는 듯 하다. 먹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 사진 찍는 데 더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