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시즌에 몰려온 미세먼지로 인해 교육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각급 학교에 공기정화기 설치를 서두르는 등 정부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산 문제로 중고교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학생 불편은 물론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크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초등학교를 찾아 미세먼지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유 사회부총리는 “유치원과 초등학교·특수학교에 상반기 중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마치도록 하겠다”며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추가경정예산으로 재원을 확보해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등·특수학교에 내년까지 공기정화장치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었다가 지난달 이를 앞당기기로 한 방침을 바꿨으나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비상조치를 주문하자 구체적인 기한을 명시한 것이다.
교육당국이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부의 대책 우선순위에서 미뤄져 있는 중고교의 경우 교실의 4분의3가량이 공기정화장치 없이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유치원과 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중학교 교실에는 25.7%, 고등학교 교실에는 26.3%에만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유치원(97%)과 초등학교(75%), 특수학교(73.9%)와 비교해 격차가 크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이모씨는 “학교에 공기청정기가 없어서 아이들이 미세먼지에 그대로 노출돼 수업을 듣는 게 걱정된다”며 “휴교라도 했으면 하지만 그것도 임시방편일 뿐이어서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