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당이 6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보석허가에 각자 다른 반응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대체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고 전하면서도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는 결정”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정의당은 이 같은 결정이 “말장난에 불과한 국민 기만”이라며 재판부를 비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다행”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뇌물·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 전 대통령은 작년 3월 22일 구속된 지 349일 만에 자택에만 머무르는 조건으로 보석허가를 받아 이날 석방됐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법원 결정을 존중하나 국민적 실망이 큰 것 또한 사실”이라며 “(법원은 앞으로)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더욱 엄정하고 단호하게 재판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항간의 실소를 자아냈던 탈모, 수면무호흡증, 위염, 피부병 등의 질환을 보석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며 “이 전 대통령 측이 1심 당시부터 무더기 증인 신청 등으로 재판을 고의 지연시킨 바 있는데도 법원이 신속하게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구치소에서 석방됐다고 기뻐하지 마라. 국민 눈에는 보석 제도가 불공정하게 운영된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다스(DAS) 자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당사자로, 미적대며 재판에 불성실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이 전 대통령의 돌연사 위험은 제거되는 대신 국민들의 울화병 지수는 더 높아졌다”며 “유전무죄를 넘어 유권석방의 결과에 국민들의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구금에 준하는 조건부 보석이라고 하지만, 말장난에 불과한 국민 기만”이라며 “신속한 재판을 진행했어야 하지만 ‘봉숭아 학당’급의 재판부로 인해 중범죄인의 석방이라는 기만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논평했다.
한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 전 대통령이 몸이 많이 편찮으셨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정말 마음이 아팠다. 지금이라도 (보석 결정이 내려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건강관리를 잘 하시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 역시 구두논평에서 “이 전 대통령께서 노령이고 지병을 호소해온 만큼 이를 고려한 법원의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화 인턴기자 hbshin120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