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는 강제징용 판결 이전부터 악화일로를 걸었다. 위안부 합의 문제에서부터 초계기 소동,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갈등이 불거졌다. 그중에서도 이번 사안이 특히 더 염려되는 것은 역사인식에서 시작된 문제가 경제 영역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일정책 방향은 크게 볼 때 역사인식 문제와 나머지를 분리해 대응하는 것이다. 역사인식 문제에 묻히면 한일관계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분리 대응하는 것이 맞다. 이는 일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보도된 대로 일본이 보복관세에 나선다면 우리 역시 맞대응할 수밖에 없고, 이는 서로에게 피해만 줄 뿐이다.
지금 동북아 최대 현안은 북한 비핵화다. 한미일 3국이 철통 공조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보복관세 검토 운운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칫 대응이 격렬해지면 미중 무역전쟁처럼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한일 양국의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들은 역사인식 문제가 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바람직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