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국내 증시 반등세가 두드러졌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장을 예상한 ‘청개구리 베팅’으로 손실을 보고 또다시 눈물을 삼켰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72개 레버리지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4.39%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펀드는 지수 상승 때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은 대부분 20% 안팎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키움자산운용의 ‘키움KOSEF코스닥150선물 레버리지 ETF’ 20.78%, KB자산운용의 ‘KBSTAR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ETF’ 20.34%,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HANARO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증권ETF’ 20.12% 등이었다.
반면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인버스 상품은 같은 기간 평균 -6.72%의 손실을 냈다. ‘KBKBSTAR코스닥150선물인버스증권ETF’가 -10.07%, ‘삼성KODEX코스닥150인버스증권ETF’ -10.06% 등 올 주식시장 상승률과는 엇갈린 성적표다.
하지만 전체적인 자금 흐름을 보면 자금은 오히려 인버스 상품으로 들어왔고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빠졌다. 인버스 상품에는 3개월간 3,188억원이 순유입됐지만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5,788억원이 순유출됐다. 연초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서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약세장’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인들은 상승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의 경우 지난 3개월간 개인은 3,307억원을 순매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닥150레버리지증권ETF’ 역시 개인은 115억원 이상 팔아 치웠다. 이렇게 빠져나간 돈은 인버스 상품으로 몰렸다. 대표적 인버스 상품인 ‘KODEX 코스닥 150 선물인버스 ETF’만 봐도 개인은 이 기간 408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시장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런 행태는 인버스 ETF를 팔고 레버리지 ETF를 사들여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을 거둬들인 기관투자가와 대조적이다. 기관의 경우 KODEX 레버리지는 3,433억원, TIGER 레버리지는 97억원 순매수했고 KODEX 인버스 상품은 398억원 순매도했다. 사실상 기관들만 상승장의 과실을 맛본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고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개인의 투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수가 폭락한 탓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올 초 상승세를 외면하고 하락장 전환에 기대를 걸었던 투자자가 많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구조적으로 개인들은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다”며 “기관이나 외국인은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저점이라고 판단했을 때 재빨리 움직여 지수를 끌어올리지만 개인은 이미 시장이 움직이고 뒤늦게 판단해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사실상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