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발표된 올해 공동주택 예정 공시가격은 지난해 12월까지의 시세변동을 반영해 결정됐다. 대출 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9·13대책 이후 올 들어 최근까지 전국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올해 변동분은 공시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한국감정원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값은 1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다 보니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올 공시가격이 급매 시세를 추월하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동산가격공시법에 따라 매년 1월1일을 기준으로 공시가를 결정·공시하도록 돼 있어 올해 1월1일 이후 시세변동분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선 만큼 지난해 말까지의 시세하락분이 공시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급등했던 시세만 반영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어 “전체 평균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기 때문에 시세 대비 공시가격이 과도하게 인상되는 경우는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현실화율은 68.1%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이날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보다 -0.1% 하락해 18주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4구(동남권)의 아파트값이 0.18% 떨어졌고 동북권은 지난주와 같은 0.07% 하락했다. 은평·서대문구 등 서북권은 지난주 -0.08%에서 이번주 -0.10%로 낙폭이 확대됐다. 경기도의 아파트값 역시 0.10% 하락하면서 지난주(-0.07%)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 경기를 고려해볼 때 이번 공동주택 공시가격 공개로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단독주택과 토지에 이어 공동주택마저 공시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은 공시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세 부담이 커진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