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中·베트남 쾌속 질주...'애물단지' 印도 총선 기대감에 상승세

[머니+볕 드는 신흥국펀드]

美中 정상회담·MSCI A주 편입에

中펀드 올들어 22%↑...손실 만회

투자자 '아시아 공장' 도약 베팅

베트남엔 3개월간 1,283억 몰려

印 선거 후 불확실성 해소 기대

한달 수익률 6.67%로 中 이어 2위




올 들어 신흥국펀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국가별 투자 상품 중 최고 수익률을 유지 중이고, 베트남은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들 덕에 홀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고평가 논란에 올 들어 유일하게 반등하지 못하던 인도 증시도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및 총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수익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 보면 작년 투자자들의 마음을 졸였던 중국 펀드가 가장 눈에 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한해 전체 중국펀드 평균 -24%에 이르는 손실을 냈지만 올해에는 21.83% 상승하며 빠르게 만회하는 모습이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 탓에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지만 여전히 추가 상승 요인이 많다는 평가다.

미·중 정상회담, MSCI 신흥국 지수에서의 중국 상하이A주 편입 확대 등이 중국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꼽힌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무역 분쟁에 대한 실마리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권덕문 ABL글로벌자산운용 주식운용팀 부본부장은 “미국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등 국가 성장에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중국 경제가 안 좋아지면 미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급성장을 이루면서 미국이 견제하고는 있지만,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이나 러시아를 대하듯 중국을 대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지만 시가총액은 10% 미만이라는 점에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상회담이 4월로 연기될 수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MCSI 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편입 확대도 호재 요인이다. 지수 추종형 투자(패시브) 자금이 대거 들어오게 되면 증시의 수급 개선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MSCI지수에서 중국 주식 비중이 5%에서 20%로 올라가면서 4,000억위안의 신규 해외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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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도 높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반등한 상황에서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모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베트남 펀드만 홀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전체 글로벌 펀드에서 지난 3개월 간 2,385억원이 순유출된 반면 베트남펀드는 1,283억원 순유입됐다. 총 설정액은 1조5,608억원으로 중국(7조2,740억원) 다음으로 많다. 미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북미펀드(설정액 1조743억원)보다도 덩치가 크다. 중국을 잇는 아시아의 공장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 작용한 덕분이다. 인구는 1억 명에 육박하는데 이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70%에 달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작년 신흥국 시장의 경제지표가 대부분 악화됐지만 베트남의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7.1%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 목표치였던 6.7%를 웃돌았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베트남도 지난해 G2 무역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국가의 고유요인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올해는 베트남 투자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외적으로 G2 무역분쟁 타결 기대감이 동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치 상승과 증시 변동성을 낮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2차 북미정상 회담 개최지로서 대외적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세계 속의 베트남이라는 위상 강화와 해외 여행객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였던 싱가포르의 경우 개최 이후 2018년 방문객 수가 200만명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인도 증시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정치적인 불확실성, 유가 상승 등 이유로 올 들어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을 벗어나지 못하던 인도 펀드가 최근 급속도로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최근 한 달 간 전체 평균 수익률은 6.67%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고, 1주일로는 5.32%로 대부분 글로벌 증시가 -1%대 하락률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고수익을 냈다. 총선 일정과 여론조사 결과 등이 본격적으로 발표된 게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거일정이 발표되면서 인도는 이제 본격적으로 선거국면에 진입했다”며 “조사기관 별로 차이는 있지만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인 NDA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연초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연립여당은 과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하지만 파키스탄과의 충돌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모디 총리 지지 기반인 힌두 민족주의 세력이 결집해 지지율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연립여당의 과반 차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 되고 총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인도 증시는 박스권 상단에 도달했다”고 부연했다. 여전히 경기 모멘텀 둔화 및 고평가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긴 하지만 모디 총리 의 지지율 상승은 인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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