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경제 허리' 30~50대, 자영업서도 밀려나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

생계형 자영업자 작년 9만명↓

중장년층서 감소세 두드러져

취업도 급감...고용부진에 영향

서울 종로의 한 매장에 임대문의 광고가 붙어 있다. /서울경제DB서울 종로의 한 매장에 임대문의 광고가 붙어 있다. /서울경제DB



1인 자영업자가 지난해 9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인구 구조상 ‘허리’를 담당하는 30~50대에서 1인 자영업자가 대폭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1인 자영업이 통상 ‘생계형 자영업’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해고나 실직 등으로 자영업에 뛰어든 중장년층이 자영업 시장에서도 안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60세 이상의 점포 창업은 꾸준히 늘고 있어 은퇴 후 생계를 꾸리려는 ‘실버 창업자’가 중장년을 대체하는 추세다.

17일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영세사업체 고용의 특징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자영업자는 총 398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 7,000명 줄었다. 12만 6,000명이 감소한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특히 1인 자영업자가 4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1994년(391만 3,000명) 이후로 처음이다.

1인 자영업자 감소를 견인한 건 30~50대였다. 30대에서 4만 6,800명이 줄어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으며, 중장년층인 40대와 50대 1인 자영업자도 각각 3만 6,100명, 3만 7,200명씩 줄며 시장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60대 이상 1인 자영업자는 총 2만 5,100명 늘며 전체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중에선 40대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고용원이 있는 영세 자영업자는 지난해 1만 9,500명 늘었지만 40대에선 9,700명 줄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20·30대에서 각각 5,100명, 1,700명씩 줄어 그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총 3만 1,700명 늘며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50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4,200명 늘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영세사업체 취업자 수에서도 40대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40대 영세사업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9만 400명 줄어들었으며 30대(-6만 8,400명), 50대(-2만 4,800명)가 그 뒤를 이었다. 정유탁 중기연 책임연구원은 “1인 이상 4인 미만 사업체의 30~40대 취업자 감소가 전체 30~40대 고용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6만 4,000명), 제조업(-4만 3,000명), 건설업(-3만 1,700명), 숙박음식점업(-2만 6,800명) 순으로 영세사업체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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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연은 노동수요 감소가 영세사업체 취업자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중기연에 따르면 노동수요(고용률 효과) 요인은 지난해 영세사업체 취업자 증감의 92.6%나 영향을 끼쳤다. 내수 부진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등이 맞물려 영세사업체가 고용을 줄이거나 자영업자가 폐업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영세 사업체는 규모가 큰 다른 사업체에 비해 경기 민감도가 높아 경기변동이 곧바로 고용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노동공급(인구구조 효과) 요인에선 고령화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풀이했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 자영업자·근로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정 책임연구원은 “최근 들어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노동수요 측면의 부정적인 영향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영세사업체 고용이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해 생계형 자영업에 쏠려 있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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