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韓기업, 디지털혁신에 투자 주저...규제도 촘촘"

■고광범 BCG 서울 디지털부문 대표

4차혁명시대엔 '패스트팔로워' 안통해

임직원 교육 통해 혁신문화 이식 가능

디지털혁신, 수익 확충에도 기여

보스턴컨설팅 고광범 파트너/권욱기자보스턴컨설팅 고광범 파트너/권욱기자



“한국 기업들은 디지털로 경영을 혁신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정말 많이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실행에 옮기는 부분에 대해선 너무 신중한 것 같아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오피스에서 디지털혁신컨설팅업무를 맡고 있는 고광범 파트너 겸 디지털부문 대표는 18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한 디지털경영으로의 전환이 미흡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대기업조차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선 (투자를 망설이고 있어) 과감한 의사결정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고 파트너가 언급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란 기업이 사업과 업무 전반을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업무를 전산화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의 디지털기술을 기업운영에 도입해 효율화하고, 그 과정에서 수익창출 등을 위한 가치사슬을 향상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엔 누가 먼저 디지털혁신을 하느냐가 기업의 명운을 가르게 된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공방정식은 그동안 해외의 선도업체를 따라잡는 패스트팔로워 방식이었지만 디지털분야는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다. 선도업체가 디지털 시장을 먼저 지배해버리면 후발주자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고 파트너는 BCG가 고객 기업들의 상황에 맞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도와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단순히 인프라를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운용하는 고객사의 인재를 교육시켜 해당 기업 내에 혁신의 문화를 이식시켜준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줘도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 (디지털혁신으로의 변화 관리에 실패해) 시스템을 활용을 잘 하지 못하면 헛 것이 된다”고 전제 했다. BCG는 자사 인력을 고객 기업에 파견해 고객사의 임직원들을 훈련시키고 BCG의 디지털경영 노하우를 100% 이전해준다고 고 파트너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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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겪는 고급 인재난을 디지터트랜스포메이션으로 풀 수도 있다. 고 파트너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선 인재들이 오래 근속을 안 하는 일이 잦아 문제가 됐다”며 “그래서 저희는 BoA에 적합한 인재상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사람들이 장기근속할 수 있는지 AI로 분석해 궁합이 맞는 인재를 뽑도록 도왔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BoA 인력의 근속기간이 장기화 됐고 BoA는 그 덕분에 연간 600억원씩의 직원 재교육비를 절감하게 됐다고 한다.

디지털 혁신은 기존 사업의 수익기반 확충과 신사업 발굴 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다. 스타벅스가 그 사례다. 이 회사는 BCG의 도움을 받아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의 취향 등을 디지털데이터로 축적했다. 그 결과 각각의 고객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15% 이상 매출 증대 효과를 보게 됐다고 고 파트너는 전했다. 이렇게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타벅스는 아예 고객맞춤형마케팅사업에 진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디지털벤처스’라는 신사업조직을 꾸렸다.

다만 디지털혁신이 신사업개척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국내 제도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고 파트너는 “한국에선 모든 것을 너무 촘촘하게 사전적으로 규제해서 새로운 사업이나 아이디어를 시도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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