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고 깨지고 기울어 있던 국보 제193호 황남대총 남분 출토 유리잔이 보존처리를 거쳐 말쑥한 새 모습으로 공개됐다. 지난 1973년 발굴된 신라의 유리잔이 46년 만에 온전한 모습을 되찾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경주시 황남동 미추왕릉지구의 삼국시대 신라 무덤인 황남대총 98호 남분에서 발견된 유리잔을 새롭게 보존 처리해 박물관 내 상설전시관 신라실에서 전시한다고 1일 밝혔다. 국보 제 193호는 황남대총 남분에서 발견된 유리병 1개와 잔 3개를 가리킨다. 박물관은 지난해 9월 27일부터 약 5개월간 황남대총 유리잔을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부분 조각을 찾아냈고 복원에 성공했다. 46년 전 발굴조사 당시에도 파손된 조각에 대한 접합이 진행되긴 했으나 사용한 재료가 약해져 보존처리에 이르렀다.
유물을 보존처리 하는 과정에서 유리잔 제작 방법도 확인됐다. 잔 위쪽인 구연부는 안으로 동그랗게 말아 공간을 조성하고, 그 위에 감색 띠를 덧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바닥 부분은 유리 띠를 부착해 굽을 만들고, 유리액을 흘려 굴곡을 만든 뒤 마름모형 장식을 추가했다. 기벽 두께는 0.7∼4.5㎜이지만, 몸체는 대부분 1∼1.5㎜로 조사됐다. 박물관 측 관계자는 “제작 기법을 봤을 때 이 유리잔이 초기 비잔틴 시기 지중해 동부 팔레스타인이나 시리아에서 만든 뒤 실크로드로 수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보존처리 이후 몸체는 조금 넓어지고 높이는 다소 낮아졌지만 이번에는 물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누렇게 변색하지 않는 재료로 접합과 복원을 진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