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다시 불타오르는 중동] 리비아 8년만에 내전 치닫나

LNA 이끄는 동부 군벌 하프타르

공항 장악 이어 트리폴리로 진군

수도 외곽선 이미 정부군과 교전

유엔 중재 실패…충돌 본격화할 듯




리비아가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또다시 내전 위기에 직면했다. 리비아 동부 거대 군벌이 트리폴리국제공항을 장악한 가운데 이를 저지하려는 정부군이 공습으로 맞서는 등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연합(UN)이 긴급 중재에 나서고 주요7개국(G7) 외무장관들이 트리폴리를 향한 ‘일체의 군사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지만 무력 충돌이 본격화될 가능성은 시시각각 높아지고 있다.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 AFP 연합뉴스/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 AFP 연합뉴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 군벌인 리비아국민군(LNA)이 이날 트리폴리국제공항 장악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LNA 최고사령관인 칼리파 하프타르는 지난 4일 트리폴리 진격을 선언, 이날 현재 트리폴리에서 40~50㎞ 거리까지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의 지원으로 트리폴리를 비롯한 리비아 서부 지역을 통치하고 있는 리비아 통합정부(GNA)는 LNA를 저지하기 위해 트리폴리로 가는 길목에서 LNA에 대한 공습을 가하는 등 수도 외곽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다.


리비아가 또다시 내전 위기에 처하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5일 LNA 기지가 있는 벵가지에서 하프타르 사령관을 만나 긴급 중재에 나섰지만 의미 있는 결실을 얻지는 못했다. 이날 하프타르 사령관을 만난 뒤 구테흐스 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무거운 마음과 깊은 우려와 함께 리비아를 떠난다”는 글을 올려 중재에 실패했음을 암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방송은 하프타르 사령관이 구테흐스 총장에게 “트리폴리에 대한 군사 작전을 테러리즘을 격퇴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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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서부에서 회동한 G7 외무장관들도 이날 하프타르 사령관의 군사 활동에 대해 “유엔의 중재 절차를 방해하고 리비아인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동시에 고통을 연장할 뿐”이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군사 활동 중단을 촉구했다. 하프타르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집트 모두 LNA의 군사행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을 몰아낸 후 무장세력들이 난립하며 내전을 겪었다. 이후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GNA가 서부를, 카다피를 따르던 군부를 규합한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부를 통치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된 상태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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