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발언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나온다. 첫째, 과거형이라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추가로 구매 결정된 무기는 없으며, 그동안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인 무기를 지칭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한국군은 그간 미국산 무기를 대거 들여왔다. 총사업비 7조4,000억원 규모의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와 고고도 무인정찰기(HUAV)인 글로벌호크 4대에 이어 차기 해상초계기로 미국 보잉의 포세이돈(P-8A) 6대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무기사업에만 10조원 이상이 들어간다.
두 번째는 트럼프의 지대한 관심 속에 미국산 무기의 추가 도입이 실제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직접적인 무기 구매 증액 요구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감안하면 10조원 가량의 무기 추가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F-35A 20대를 추가 구매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2년께 첫 비행을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로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고 스텔스기를 추가 구매하지 말자는 주장이 있지만,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이 스텔스기를 대량 보유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0대를 더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독도급 3번함의 조기 건조와 그 함재기로 F-35B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신규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미국의 지상감시정찰기인 ‘조인트 스타즈’(J-STARS) 구매 대기품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을 보면 신규 도입 전력(무기)에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지상감시정찰기)’가 포함됐다. 그간 구매할지 말지를 놓고 군 당국이 토의하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구매로 결정했다. 늦어도 2023년까지는 생산국과 구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조인트 스타즈를 도입 대상 1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미국도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이 J-STARS를 구매해줄 것을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가 1조원가량 소요되는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12대)의 대상 기종으로 미국 록히드마틴의 MH-60R(시호크)가 검토되고 있다. 1차 사업으로 이미 8대가 국내 도입된 유럽제 레오나르도의 AW-159 ‘와일드캣’이 2차 사업의 유력 기종으로 거론됐으나 최근 경쟁 방식으로 변경했다. 시호크 구매를 염두에 둔 사업방식 변경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지스함에 탑재되는 SM-3 함대공미사일의 구매도 거론된다. 1발당 250억원가량인 SM-3 미사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검토되고 있다.
미국제 무기 추가 구매는 북한의 반발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상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로 불리는 SM-3를 구매할 경우 중국의 반발도 예상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