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산업혁명] 범용기술에 인센티브 제공하라

<129> 가성비 있는 미세먼지대책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측정기 보급 미세먼지 지도 구축

기존 에어컨을 청정기로 활용을

中도 저감기술 지원땐 호응할것




4월이 오면서 예상대로 미세먼지는 물러가고 있다. 필자는 문제가 되는 고농도 초미세먼지의 원인으로 겨울에서 봄 사이 중국 양쯔강기단의 영향과 중국 동해안 일대에 증설되는 석탄발전소·쓰레기소각장을 지목한 바 있다.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대해 가성비 있는 미세먼지 대책을 도출해보자.

#1. 단기대책은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이다. 최우선적으로 취약계층인 유아와 아동 및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의 공기청정 대책이 필요하다. 가성비가 우수하고 유지비용이 저렴한 대형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대부분의 실내공간에는 이미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에어컨은 냉방이 아니라 송풍 기능도 있고 일부는 공기청정 기능도 있다. 일반 에어컨의 필터 교체로 에어컨은 공기청정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 시중에서 H13레벨의 에어컨용 헤파필터가 판매되고 기존의 필터에 씌워 헤파필터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도 있다. 실내 공공장소의 에어컨에 이러한 필터를 사용하게 할 인센티브만 제공하면 수요와 공급 문제는 해결된다. 가장 가성비 높은 산업정책은 유효시장 창출 정책이다.

실내 미세먼지 측정은 미세먼지 대책의 시작이다. 센서 기술의 발달로 저가의 간이 PM2.5 미세먼지 측정기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부가된 저가형 미세먼지 측정기의 보급은 대당 1만원대의 저예산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측정된 미세먼지 수치를 무선망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업로드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전국의 실내 미세먼지 지도가 구축돼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2. 실내 미세먼지 대책보다 가성비가 낮지만 다른 대책보다 효과 있는 것은 차량을 활용하는 정책이다. 차량, 특히 디젤 차량이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이기는 하나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줄이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일본은 택시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달고 달리면서 위성항법장치(GPS)와 연동해 도시의 미세먼지 측정소 역할을 담당한다. 택시 한 대의 이동거리를 계산해보면 고가의 고정형 미세먼지 측정기보다 월등한 가성비가 보장된다. 택시를 포함한 모든 차량의 공기 필터를 초미세먼지용 헤파필터로 교체하면 차량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지금 실내운전자를 위한 차량 에어컨용 헤파필터는 다수 시판되고 있다. 엔진용 공기 필터를 헤파필터화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저비용으로 도시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대안이 될 것이다. 방법은 역시 간단하다. 기존의 공기 필터보다 비싸지 않도록 보조금을 제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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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실내외 미세먼지 필터의 보조금은 미세먼지의 주범인 경유에 세금을 부과해 확보하는 것이 일석이조의 대안이 될 것이다. 미국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다. 제조 원가가 높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인 경유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휘발유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순리다. 경유 차량으로 생활하는 저소득층의 문제는 선별적 보조금으로 대체 가능할 것이다.

#4. 중국의 미세먼지를 다른 나라의 문제라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중국 동해안 일대의 석탄발전소와 쓰레기소각장의 미세먼지 배출을 국제 공조로 측정하고 투명하게 개방하는 것이 시작이다. 중국이 자신 있다면 개방하면 되고 자신이 없어도 개방해 문제 해결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외교의 역할일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위원장의 역할이기도 하다.

측정이 되면 대책이 있다. 500개 미만의 미세먼지 발생원의 저감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한국 코트렐이 개발한 석탄발전소 미세먼지 저감기술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이 존재한다. 현재의 측정치에 비해 개선된 비율만큼 한국의 국가 재원으로 지원하면 중국 기업들도 호응할 것이다.

가성비 높고 유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안은 결국 범용기술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유효시장을 확보해 시장이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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