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부진의 늪에 빠졌던 ‘킹캉’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시즌 2호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화려한 부활을 신고했다.
강정호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메이저리그 인터리그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시범경기 홈런왕에 올랐던 강정호가 홈런을 기록한 것은 지난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시즌 첫 홈런포 이후 13일 만이다. 이날 멀티히트를 친 강정호의 시즌 타율은 1할5리에서 1할4푼3리(42타수 6안타)로 뛰어올랐다.
강정호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매서웠다. 2회초 상대 선발 매슈 보이드의 3구째 92.2마일짜리 포심패스트볼을 잡아당겨 깨끗한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안타로 손맛을 본 강정호의 홈런은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보이드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홈런으로 3-0까지 리드 했지만 이후 3점을 내줘 연장전으로 몰렸다. 하지만 10회초 스타를링 마르테의 2점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 10회말을 잘 막아 5-3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2연승을 달린 피츠버그는 9승6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를 굳게 지켰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인 2015년 15홈런을 기록한데 이어 2016년에는 103경기만 출전하고도 21홈런을 때리며 피츠버그 타선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후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으로 미국 취업비자 발급을 거부당하면서 2년동안 그라운드에 설 수 없었다.
피츠버그와 재계약에 성공한 강정호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7개를 터뜨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정규시즌 개막 후 이날 경기 전까지 38타수 4안타 타율 1할5리로 부진을 이어왔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주전 3루수 경쟁에서도 밀렸다는 평가를 받아온 강정호는 이날 활약으로 새로운 주전 경쟁 국면을 맞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