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출항을 대기 중인 프리즘 어질리티 내부에서는 막바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SK E&S는 1호선인 프리즘 어질리티 외에 2호선인 ‘프리즘 브릴리언스’의 명명식도 오는 26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SK E&S는 지난 2016년 5월 SK해운과의 용선계약을 시작으로 3년간의 건조 과정을 거쳤다.
이들 LNG 운송선은 길이 299m에 폭 48m로 한번에 각각 7만5,000톤의 LNG를 실은 채 시속 36km로 운항이 가능하다. 배 무게는 약 12만톤으로 LNG를 가득 채울 경우 총 무게가 20만톤에 육박한다. 이들 LNG 운송선은 두 달이 채 안 걸리는 운송기간을 감안하면 연간 100만톤 규모의 LNG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실어나를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도입된 LNG 규모가 475만톤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 두 척의 배가 국내 LNG 도입량의 5분의 1을 책임질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규모의 LNG선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 중 가장 큰 규모다. SK E&S의 선박을 건조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파나마 운하는 수심이 얕고 해역이 비교적 좁아 이보다 배가 크면 통과가 불가능해 남미를 돌거나 인도양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SK E&S 측은 이번 LNG선이 민간 기업이 직수입할 LNG를 운반하는 국내 최초의 선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국 국적의 LNG선은 총 27척으로 모두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하는 LNG를 운반한다.
이번 LNG 운송선은 최신 선박 기술이 다수 적용된 점도 눈에 띈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인 IMO2020에 대비해 벙커C유 대신 천연가스를 주 연료로 사용하도록 했으며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해 운항 성능을 높였다. 또 최신 화물창 기술을 적용해 LNG 기화율을 하루 0.085%로 최소화했으며 ‘스마트쉽 솔루션’을 적용해 육상에서도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했다.
SK E&S는 이번 수송선 건조로 천연가스를 액화해 운송 및 기화하는 LNG 밸류체인의 ‘미드스트림’ 단계 구축을 완료했다고 보고 있다. 또 미국산 천연가스 도입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편중됐던 천연가스 수입선을 다변화해 보다 안정적인 수급 구조를 갖추게 됐다.
박형일 SK E&S LNG사업부문장은 “이번 LNG선 건조를 통해 SK E&S는 독자적으로 LNG를 운송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며 “경쟁력 있는 미국산 셰일가스를 국내로 도입함으로써 에너지 안보에도 일정 부분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