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고(故) 김홍일 전 의원에 대해 “위대한 아버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어서 오히려 고난을 겪고 병을 얻어 그것으로 일찍 떠났다”고 말해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 된 고인의 빈소를 부인 김숙희 여사와 함께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총리는 조문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아시는 대로 김홍일 의원은, 아버님의 아들이자 동지셨다”며 “대통령 아들이면 좋은 일이 많이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오랜 고통을 받으신 분. 파킨슨병을 앓으신 지가 수십 년”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긴 고통을 겪으셨는데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며 “참 마음에 사랑이 많고 눈물이 많은 분이셨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또 이 총리는 조문 후 트위터에 다시 한번 고인을 기리는 글을 남겼다. 이 총리는 “김홍일 의원님께 작별 인사를 드렸다”며 “대변인으로 일하던 시절 의원님께서 기자실에 홍어를 자주 보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정이 많으셨던 형님”이라고 마지막 감사를 전했다.
이날 김 전 의원의 빈소에는 이 총리 뿐 아니라 오전부터 여야 정치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조문을 마친 후 “살아있는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님과 김홍일 의원의 유지를 받들어서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개선 즉 햇볕정책을 계승·발전하는데 최대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고인이 되신 분은 아버님이 야당 지도자이던 시절에 고생을 많이 하던 분”이라고 김 전 의원을 회고했다. 또 “그런 것이 없는 데에 가셔서, 자유롭고 평화로운 곳에 가셔서 영면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문했다”고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 세대가 겪은 ‘야만의 시대’를 다시 돌아본다. 시대는 변화했지만, 그 변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남겨진 상흔은 깊다”고 말했다. 또 조 수석은 “‘독재’라는 단어가 진정 무엇을 뜻하는지도 돌아본다”라며 “현재와 같은 정치적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사라졌던가. 그곳에서 아버님과 화평의 술 한 잔 나누시길”이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입관식은 22일 치러진다. 23일 오전 6시 함세웅 신부의 집전으로 장례미사를 봉헌한 후 오전 7시 발인 예정이다. 장지는 광주 5.18 국립묘지로 정해졌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모진 고문을 겪은 김 전 의원은 3차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서 5·18 관련자로 인정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