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는 겨울철에나 잘 팔리겠지.’ 편의점의 진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이 같은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연중 잘 팔리는 ‘시즌리스(Season-less)’ 상품들이 늘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겨울에 즐겨 먹는 간식으로 인식이 높았던 군고구마가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은 젊은 여성층의 식사대용식으로 각광받으며 계절을 가리지 않고 잘 팔리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실제 지난해 군고구마를 파는 세븐일레븐 점포 2,000여곳의 여름 시즌 군고구마 매출 구성비는 전년 대비 3.9% 오른 20%를 기록했다. 특히 여름철엔 104.2% 오르며 전체 신장률(61.4%)을 크게 웃돌았다. 그간 여름철 한정 상품으로 여겨져 오던 비빔면류도 사계절 식품으로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가을시즌 세븐일레븐 전체 라면 중 비빔면이 차지하는 평균 매출 구성비는 35.4%로 2017년(28.4%) 대비 7% 올랐다. 겨울철 또한 평균 매출 구성비가 30%로 4%나 뛰었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의 전체 비빔면 매출은 전년대비 25.3% 증가했는데 가을과 겨울철 매출 신장률은 53.2%로 2배 이상 높았다. 역대 최다 판매, 역대 최장기간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GS25의 ‘유어스오모리김치찌개라면’도 계절과 관계 없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밖에 2013년 7월에 처음 선보인 ‘버터갈릭 팝콘’은 출시 이후 PB 봉지 과자 중 줄곧 매출 1위를 달리며 계절을 잊은 지 오래다.
패션업계에서도 지난해부터 ‘슬라이드(슬리퍼)’가 여름에만 잘 팔릴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연중 고르게 팔리며 시즌 리스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휠라의 경우 올초 겨울에 출시한 슬라이드 모델인 ‘드리프터 테이피테이프’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현재 약 75%가 판매됐다. 휠라 관계자는 “기존에 여름에 편중됐던 슬라이드의 매출이 겨울에도 높게 발생하면서 시즌리스 아이템이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슬라이드가 계절에 구애 없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샤넬조차 올해 주력 모델로 슬라이드를 내걸 정도로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슬라이드가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계절과 날씨가 상품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됐지만 최근엔 개인의 생활 패턴이나 가치, 사회적 트렌드 등이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면서 계절을 잊은 시즌리스 상품들이 늘고 있다”며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