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새 연호로 '군사대국화' 노리는 日 아베 야욕

아베 정권, 일왕교체 분위기 타고 “새시대 맞아 개헌 논의” 드라이브

평화 헌법 수정 통해 '자위대 명기'하려는 속내

작년 10월 사이타마 현의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하는 아베 총리의 모습이다./연합뉴스작년 10월 사이타마 현의 육상자위대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하는 아베 총리의 모습이다./연합뉴스



일본은 지난 1989년 시작된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30년 만에 끝내고 다음 달 1일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令和)’의 시대를 맞이 한다. 일본 사회 곳곳에선 방송과 행사를 통해 새 일왕의 즉위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주변 국가는 경계 태세를 낮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아베 정권이 ‘새 시대’라는 분위기를 앞세워 일본을 더욱 강력한 국가로 만들려 하는 의도를 내비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연호 교체와 새 일왕의 즉위, 개헌을 하나의 논리로 연결 지으려는 시도를 반복했다. 지난 23일 아베 총리는 개헌 추진 단체 집회에 메시지를 보내면서 “레이와라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선에 섰다. 이 나라의 미래상을 정면으로 논의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헌법은 국가의 이상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헌법 수정은 자위대의 존재를 확실히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평화헌법 규정인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개헌안을 2020년까지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통과시킨 뒤 전력과 교전권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다시 고치는 ‘2단계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아베 정권이 (연호 교체를) 개헌 추진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문제”라며 “‘새롭다’는 분위기를 띄워서 새로운 시대에 들어왔으니 헌법도 새롭게 하자는 식으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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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이 새 시대를 통해 더 강한 일본을 만들려고 한다는 의심은 아베 총리가 직접 낙점했다는 새 연호 ‘레이와’와도 관련이 깊다. 일본 정부는 ‘레이와’가 ‘아름다운 조화’를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레이(令)’가 명령을 뜻하는 한자어이며 ‘와(和)’는 태평양 전쟁이 일어났던 ‘쇼와’ 시대의 ‘와’와 겹친다는 점에서 고압적으로 느껴져 불편하다는 의견도 일본 내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정권은 매년 방위비를 늘려왔다. 방위비는 7년 연속 증가했으며 올 들어 사상 최고액인 5조 2,574억엔(한화 약 54조 6,200억 원)이 편성됐다.

한편 일본 사회에서는 새 일왕의 즉위로 임시 공휴일을 지정하고 사상 최장인 10일 연휴를 시작하면서 정치인들이 한껏 분위기를 띄우는 추세다. 일본 정부·여당에서는 이에 편승해 내각 지지율 상승효과를 즐기고 있다. 실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 1일 연호 발표 이후 5%p 상승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최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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