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이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를 ‘쿠데타 시도’로 규정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데타 전면에 나서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레아사 장관은 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전날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지난 1월 23일 이래 계속되는 쿠데타 시도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1월 23일은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날이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봉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사상 처음으로 미국이 중남미 지역에서 쿠데타를 배후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군부에 대해 반헌법적 행동에 나서고 합법적으로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을 인정하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지금 베네수엘라에는 한쪽에 미국과 엘리트들이 있다면 다른 쪽에는 마두로와 국민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아라아사 장관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트럼프 체스판의 말’에 비유하는가 하면 ‘극우 파시스트’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보우소나루는 트럼프가 명령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브라질 국민은 이런 행태를 배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 군부에 대해서는 “브라질군은 베네수엘라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브라질군이 이웃 나라의 쿠데타 시도에 가담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아레아사 장관은 과이도 의장이 일부 군인들과 거리로 나서 군사 봉기와 반정부 시위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촉구하는 것과 관련해 “과이도가 워싱턴의 명령에 따라 작전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은 군부의 (자발적인) 쿠데타 시도가 아니”라면서 “워싱턴, 국방부, 국무부,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계획하고 과이도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과이도 의장이 1일 군과 시민 모두 거리로 나오라며 대규모 시위 강행을 예고한 가운데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전날부터 계속된 시위에 이날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주민이 국경을 넘었다.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은 연방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날에만 848명이 북부 호라이마 주를 통해 국경을 넘어와 보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 주민 보호를 위해 2억 240만 해알(약 660억 원)의 예산을 긴급 편성했다.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우며 이에 따라 국경을 넘는 주민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