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주장한 한 유튜버가 윤석열 서울 중앙지검장 집 앞에서 협박 방송을 한 것을 넘어 박원순 서울시장 등 진보 진영 인사들을 같은 방식으로 위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검찰과 유튜브에 따르면 A 씨는 올 1월부터 최근까지 박 시장 등 여권 정치인과 진보 성향 언론인인 손석희 등의 주거지 앞에 찾아가 폭언하는 장면을 16차례에 걸쳐 촬영해 유튜브 방송으로 내보냈다. A 씨는 박 시장의 관사에 3차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집과 사무실에 4차례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유튜버 A 씨의 방송이 협박 범죄에 해당한다고 파악하고 본격 수사 착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나선 A 씨는 지난달 25일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된 이후부터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음에도 협박성 방송을 계속했다. 전날 아침에도 손석희 JTBC 사장 집 앞에서 3시간에 달하는 방송을 진행했으며 손 사장을 상대로만 모두 6차례 협박성 방송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난달 말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윤 지검장의 집 앞에서 “차량 넘버를 다 알고 있다”, “자살특공대로서 죽여버리겠다는 걸 보여주겠다”, “서초동 주변에서 밥 먹다가 걸리면 XX 줄 알아라” 등 폭언이 담긴 영상을 방송했다. 윤 지검장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검찰은 법리 검토 결과 A 씨의 유튜브 방송이 상대방에게 해악을 알려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협박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보복 성격의 방송을 반복적으로 내보내 죄질이 나쁘다고 볼 정황도 보인다. 검찰은 윤 지검장을 상대로 “살고 싶으면 빨리 석방하라고 XX야!”라고 위협하는 행위 등이 형집행정지 업무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도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피해자인 윤 지검장이 신중한 입장이어서 정식 수사가 시작되지는 않고 있다. 이 사건은 강력범죄 전담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신응석 부장검사)가 검토 중이다.
한편 A 씨는 보수 성향 단체들의 인터넷 모임인 ‘애국닷컴’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 활동을 한 일명 ‘십알단’(십자군 알바단)과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글을 퍼 나른 정황도 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