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살해사건을 저지른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 젓먹이 아들이 범행 직전 전국여행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피행각’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2주가량 전국일주를 한 부부가 도피 끝에 12세 딸을 살해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의붓아버지 김모(31)씨는 범행 직전 아내, 젖먹이 아들을 데리고 전국을 떠돌았다.
동해안을 거슬러 올라가 서해안으로 내려오는 동선으로 마지막 행선지는 의붓딸 A(12)양이 친아버지와 사는 목포였다.
A양 살해 전날인 지난달 26일 오후 6시 50분경 김씨는 목포 시내 한 철물점에서 마대 자루와 노끈, 가까운 마트에서 청테이프 등 범행 도구를 구입해 범행을 준비했다.
목포의 한 모텔에서 밤을 보낸 김씨는 다음날 아내 유모(39)씨에게 공중전화를 이용해 A양을 불러내도록 했다.
유씨의 전화를 받고 목포 시내 도로에서 이들 가족과 합류한 A양은 약 1시간 뒤 무안군 농로에서 살해당했다.
김씨가 전국을 떠도는 여행에 나선 시점은 A양이 ‘의붓아버지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알게된 지난달 9일 직후다.
2주에 걸친 여행이 김씨의 도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여행 끝에 증언자이자 피해자인 의붓딸을 살해해 김씨가 성범죄를 덮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2일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A양 친모 유씨는 “나도 남편에게 해코지를 당할 것 같았다, 무서웠다, 말리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붓딸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행위가 들통난 김씨가 아내를 달래려고 계획한 여행일 수도 있다”며 “살해 계획 시작점에 대해 부부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여행 과정의 조사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살인사건과 별개로 김씨가 의붓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은 광주지방경찰청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