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성접대를 받는 등 뇌물수수 및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는 지난 3월22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을 빠져나가려다 출국금지를 당한 이후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남색 양복에 넥타이와 안경을 착용하고 차량에서 내린 김 전 차관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하고 청사로 들어갔다. 이밖에 “영상 속 남성이 본인 맞나” “윤씨가 금품 오갔다고 진술했는데 인정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윤씨는 검찰에서 김 전 차관이 2007년 목동 재개발 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부동산을 요구하고, 고가의 그림도 건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씨로부터 성접대와 금품 등 뇌물을 받았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성접대 동영상 파문으로 차관직에서 자진 사퇴한 후 두 차례 검·경 수사를 받았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당시 김 전 차관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 조사했고, 검찰은 한 차례 비공개로 소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수사에 청와대발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 4월19일 한차례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수사 개시 시기와 경위,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에 비춰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사단은 출범 이후 윤씨를 6차례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