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의 무사인 ‘사무라이’로 분했다. 올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둔 자민당이 ‘젊은 극우’를 겨냥하기 위해 내놓은 홍보 전략의 일환이지만 일각에서는 ‘무리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지난 1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 10대 아티스트나 댄서를 기용해 PR 동영상을 만든 뒤 인터넷에 확산시키는 한편, 번화가인 시부야의 대형 광고판에는 아베 총리를 무사(사무라이)로 묘사한 일러스트를 내걸었다.
인기 애니메이션 ‘파이널 판타지’의 캐릭터 디자이너가 만든 이 일러스트는 구로사와 아키라(1910∼1998)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모티브로 해 수묵화풍으로 제작됐다. 아베 총리를 만화 속 사무라이 캐릭터처럼 묘사한 것으로, SNS에서는 ‘닮지 않아 억지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자민당은 여성 패션 잡지인 ‘비비(ViVi)’와 함께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를 콘셉트로 한 티셔츠를 만들어 이를 입은 모델의 사진과 동영상을 자민당 공식 SNS에 올렸다.
자민당이 이렇게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힘을 쏟는 것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성향이 강한 10대 후반~20대 유권자들을 자민당 지지자로 붙잡아두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산케이신문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10대(18~19세)~20대에서 56.2%로 집계돼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여기에 야권이 젊은 ‘SNS 세대’ 공략에 열의를 보이는 상황도 자극이 됐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2017년 창당 후 SNS를 통해 지지를 넓히고 있으며, 일본공산당은 캐릭터를 활용한 홍보 인터넷 사이트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보수 정당인 일본 유신회가 지난달 통일지방선거의 오사카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배경에도 SNS 홍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