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간접투자

'공모상장 불발' 홈플러스 리츠 결국 해산




공모상장에 실패한 홈플러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결국 해산된다.

10일 한국리테일홈플러스부동산투자회사는 지난달 24일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회사 해산에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리츠 인가도 반납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전국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리츠에 담아 공모상장을 추진했으나 3월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기대치를 크게 밑돌자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리츠 규모를 줄여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번에 리츠를 해산하면서 이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츠 상장을 위해 세웠던 자산운용사(AMC)도 최근 직원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MC 인가 반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홈플러스 리츠 상장이 백지화되면서 대주주인 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는 매각이나 일반 상장으로 대안을 찾아야 하나 당분간 쉽지 않다. 당장은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차입한 2조3,000억원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당초 홈플러스 리츠 공모를 통해 1조5,000억~1조7,000억원을 조달해 차입금을 상당 부분 상환할 계획이었다.


홈플러스 리츠 상장으로 해소하려던 차입금은 다른 차입처를 찾는 리파이낸싱(자본재구조화)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최근 인천 무의도에 있는 사내 연수원을 매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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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매각은 가장 어려운 대안이다. 유통업 전반이 e커머스 등 온라인 강화 전략으로 나서는 추세인데 홈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중심이어서 매력도가 떨어진다.

규모의 경제에서도 밀린다. 유통업계의 주요 주자인 쿠팡은 소프트뱅크에서 3조원 이상 투자를 받고도 아직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은 선발주자 간 투자 경쟁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들 틈바구니에서 홈플러스가 몸집을 키우기 위한 인수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리츠 상장이 아닌 홈플러스 법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상장 역시 최근 상장 시장의 침체로 가능성이 낮다.

이에 따라 당분간 홈플러스는 롯데쇼핑 등 다른 경쟁자가 리츠 시장을 키운 후 재도전하거나 일시적으로 저평가된 자산을 뜻하는 디스트레스(distress)에 투자하는 전문 펀드에 매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MBK가 홈플러스에 투자한 펀드는 만기가 오는 2025년까지다. 다만 펀드 만기 시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은 투자기업은 제각(보유 자산에서 삭제)한 뒤 펀드를 청산할 수 있다.

홈플러스 리츠 관계자는 “공모 실패로 리츠 상장은 당분간 고려하기 힘든 옵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혜진·임세원 기자 hasim@sedaily.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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