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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회원권, 무기명·우량주가 대세

■ 완만한 상승세 탄 회원권 시장

이용자 제한 없는 '만능' 무기명

법인 수요 많아 수도권선 품귀

침체기에 살아남은 명문클럽은

반사이익 겹쳐 27% 가까이 올라

행사 유치도 가격 상승 호재 작용

실속형 위주로 옥석가리기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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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회원권은 한때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지난 2005년 1월1일 시세를 기준으로 만든 에이스회원권 지수는 1,000포인트로 출발해 2009년 3월 최고점인 1,715포인트를 찍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큰 타격을 받은 회원권 시장은 경기 침체, 부실 회원제 골프장의 구조조정과 대중제 전환 등이 겹치며 얼어붙었다. 그러나 2016년 10월 672포인트로 바닥을 친 뒤로는 강보합세 속에 완만하게 상승해 23일 현재 787포인트를 기록했다. 대세 상승이라기보다는 일부 종목의 선전에 따른 영향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매수 대기 세력의 ‘옥석 가리기’가 치열한 가운데 시세 상승 요인을 살펴봤다.

◇없어서 못 사는 무기명 회원권=10년 전만 해도 20억원 넘는 일반 회원권이 있었지만 이제는 10억원대도 찾아보기 어렵다. 고급 대중제 등 골프장의 공급 증가 속에 가성비와 희소가치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황제 회원권’으로 군림하던 초고가 회원권의 바통을 이어받은 게 무기명 회원권이다. 이용자 제한이 없고 주말 우선 부킹을 보장하며 동반자들도 이용료 할인을 받을 수 있어 만능 회원권으로 통한다.

무기명 회원권 가격은 평균 5억5,000만원 정도로 추산되며 10억원이 훌쩍 넘는 것도 있다. 이 중에서도 수도권 골프장의 회원권은 매수 주문이 누적되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물량이 소수인데다 매물이 나오지 않고 대다수 골프장은 투자비 한도 내에서 회원 모집을 끝낸 터라 발행이 제한적이다. 매수세의 90% 이상이 법인 수요라는 점에서 고공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냉각에 더 빛나는 블루칩=회원권 가치의 기준은 재무 안정성, 접근성, 혜택 등 크게 세 가지다. 시장의 침체 속에 기존 명문 클럽들마저 경영 악화를 겪은 탓에 우량주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블루칩 종목 감소에다 반사이익이 겹치면서 꽤 높은 시세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북부의 서울CC(경기 고양), 남부의 신원CC(경기 용인)가 대표적이다. 연초 대비 서울은 26.9%, 신원은 25.9%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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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사단법인과 주주회원제라는 운영의 안정성 위에 개별적인 호재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서울은 대중제 9홀 신설에 이어 회원들의 카트이용료 면제 추진 소식이 나오고 있다. 신원은 올 초 건설이 확정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수혜주로 부동산 가치와 접근성 향상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그 밖에 블루원 용인, 선산, 용평, 한원, 서원밸리 등도 올 들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골프대회 유치, 마케팅 효자로=프로골프 대회 유치는 회원권 시세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당장 영업 손실이 있더라도 유무형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실 때문에 최근에는 신설뿐 아니라 다소 보수적이던 골프장들도 대회 개최에 나서고 있다. 수원CC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챔피언십 이후 한동안 8,000만원에 머물던 시세가 연말 1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KLPGA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는 경기 양주의 레이크우드도 올랐다. KLPGA 투어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개최지인 핀크스 역시 제주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1,500만원가량의 상승을 기록했다. 20년째 대규모 문화 이벤트인 그린콘서트를 열고 있는 파주 서원밸리가 꾸준히 강세를 유지해온 것도 비슷한 이유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인 이현균 본부장은 “장기적인 저금리 속에 부동산 시장의 과열 양상이 주춤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유동성이 유입되는 분위기”라면서 “대세 상승이 아니라 양극화가 심화하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실제 이용가치의 기초 위에 선택하고 종목별 호재를 꼼꼼하게 살핀다면 중장기적으로 매수를 고려하기에 나쁘지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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