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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누가 날 죽였나"…이승·저승 넘나드는 영혼의 모험

■죽음1·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펴냄







유명 추리 소설가인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는 갑자기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병원으로 향한다. 그러나 의사는 그를 없는 사람 취급하고, 거울에도 그의 모습이 비치지 않는다. 창문에서 뛰어내려도 이상이 없다. 그는 죽은 것이다. 웰즈는 자신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살인이라고 확신하고, 몇몇 용의자를 의심한다. 다행히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영매 뤼시 필리피니가 유일하게 웰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도움을 받게 된다. 영혼이 된 웰즈는 저승에서, 영매 필리피니는 이승에서 각자 수사를 해나가며 누가 웰즈를 죽였는지 진실을 파헤쳐나간다.


우리나라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죽음’은 죽은 이의 영혼이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베르베르는 개미, 고양이 등 인간이 아닌 존재의 시선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을 꾸준히 써왔다. 신작에서는 영혼의 눈으로 인간을 관찰했다. 작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흥미로운 이야기 내용과 구조, 긴장감 넘치는 흐름이 여전히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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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 웰즈에는 베르베르 자신이 투영되기도 했다. 웰즈는 주간지 기자로 일하다 추리 작가가 된다. 장르 문학을 수준 낮은 예술로 취급하는 프랑스 보수 문단에서 좋은 평을 못 듣지만 꾸준하게 신작을 발표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는다. 이런 캐릭터는 과학 잡지 출신인 베르베르 자신과 똑 닮았다. 특히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웰즈는 ‘이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까워한다. 다양한 인터뷰에서 ‘글쓰기가 나를 구원한다’고 말해 왔던 베르베르는 웰즈의 입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드러낸다.

베르베르는 1991년 ‘개미’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타나토노트’ ‘신’ ‘파피용’ ‘웃음’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등 베스트셀러를 꾸준히 선보였다.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된 그의 작품들은 최근까지 모두 2,300만부 이상 팔렸다. 전 2권 각 1만4,000원.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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