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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국제금융시장] 지표 부진 속 '약세'

다우지수 1.1% 하락...나스닥도 1.6% 떨어져

유가, 경기 둔화 우려에 WTI 5.7% 폭락 마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3일(현지시간) 무역 전쟁 우려에 경제지표 부진이 겹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장정보업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86.14포인트(1.11%) 내린 25,490.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4.03 포인트(1.19%) 내린 2,822.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2.56포인트(1.58%) 추락한 7,628.2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지표, 유럽 정치 상황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의 제재 이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금융시장의 긴장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설계회사 ARM과 영국 통신사 보다폰 등이 화웨이와 거래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일본 주요 통신사들도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판매를 보류했다. 파나소닉과 도시바도 화웨이에 스마트폰 부품 등의 납품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비판하면서 더 많은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뉴욕증권거래소 내부



유럽 지역의 불안도 시장을 압박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며칠 내로 사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는 등 영국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유럽연합(EU) 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이 약진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다우지수는 장중 400포인트 이상 떨어졌지만, 장 후반에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등에 힘입어 낙폭을 다소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60억 달러 규모의 자국 농민 지원방안을 공개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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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마킷이 발표한 5월 미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전월 확정치 53.0에서 50.9로 낮아졌다. 2016년 5월 이후 39개월 만의 최저치로 시장 예상인 53.2도 하회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6.9% 감소한 연율 67만 3,000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월간 감소 폭이다.

다만 고용 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보다 1,000명 감소한 21만 1,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주 연속 감소한 것이다.

미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과 무역 전쟁 장기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 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31% 상승한 16.87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기를 둔화시키고 이에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곤두박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7%(3.51달러) 급락한 57.91달러에 장을 마쳤다. 60달러 지지선이 무너지며 지난 3월 12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도 이날 4%(3달러) 이상 하락한 67.95달러에 거래됐다.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금값은 올랐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금리)은 17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017년 10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9%(11.20달러) 오른 1,285.4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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