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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vs 무지개…긴장감 도는 광화문

내달 1일 퀴어축제 퍼레이드에

역대 최대 인원 7만여명 참가

태극기부대 집회와 동선 겹쳐

오후4~5시 광화문서 겹칠수도

물리적 충돌 등 돌발상황 우려

경찰, 인력 추가 배치 등 대비

지난해 7월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서울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지난해 7월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서울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올해 2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서울퀴어문화축제 행사를 앞두고 경찰이 초긴장 상태다. 7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축제 참가자들의 행진 동선이 동성애에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집회 행진 동선과 겹칠 것으로 보여 양측 간 충돌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24일 경찰과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서울 세종대로 서울광장에서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메인 행사가 열린다. 조직위는 이날 행사에 7만명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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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메인 행사가 끝난 뒤 11대의 차량을 필두로 서울광장을 출발해 종각역과 광화문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약 4.5㎞에 이르는 거리를 행진할 계획이다. 문제는 퀴어축제 참가자들의 퍼레이드 행진로가 대한애국당을 위시한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집회 행진 동선과 겹친다는 점이다. 보수단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토요집회를 정례적으로 갖고 있다. 다음달 1일에도 오후1시부터 서울역에서 125번째 집회가 열린다.


통상 태극기 집회는 오후1시에 시작해 2시간 내 마무리된다. 이후 남대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해 늦어도 오후4시께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 도착해 2부 집회를 가진다. 퀴어 퍼레이드는 이날 오후4시께 서울광장을 출발해 남대문로와 종로를 거쳐 오후5시 전에 세종대로 사거리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이 바뀌지 않는 한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과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이날 오후4~5시 사이에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마주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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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가 열릴 때마다 동성애 등에 반대하는 보수·종교단체와의 충돌이 빚어져 왔다. 지난해 9월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퀴어문화축제에서는 반대 집회 참가자 1,000여명이 행사장을 사전 점거하고 참석자를 상대로 폭행과 폭언을 해 논란이 됐다. 서울의 경우 행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심각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지 않고 있으나 올해는 5년 만에 퍼레이드 행진로가 사전 공개된 터라 예기치 못한 돌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최 측은 지난 2014년 행진 당시 행사에 반대하는 세력이 행진로를 가로막아 4시간 동안 대치하는 일이 발생한 후 행진로를 행사 당일에 공개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으나 행사 20주년을 맞은 올해는 행진로를 사전에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한채윤 서울퀴어문화축제 기획단장은 “다양성을 혐오하는 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행진로를 비공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는 사전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경찰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평소 주말보다 많은 경찰 인력을 배치해 불상사가 없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쿼어 퍼레이드의 행사 규모가 커진 만큼 집회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행사가 충돌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양측에도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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