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초동 야단법석] 확산되는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 대세론'... 왜?

19·20기 후보군 유력하게 거론돼다

靑-문무일 갈등 후 尹지검장 급부상

개혁 우선하며 서열 파괴 전망 고개

신중론도 만만찮아... 6월 최종 윤곽

정부가 문무일 검찰총장의 후임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후보 경쟁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조직 안정을 고려해 고검장급이 몰린 사법연수원 19~20기 사이에서 차기 검찰총장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다크호스’로 치부됐던 윤석열(사진·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근 급격히 존재감을 키우며 판을 흔드는 모양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0일 차기 총장 국민 추천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총장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피추천자에는 윤 지검장을 비롯해 봉욱(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19기) 부산고검장, 조은석(19기) 법무연수원장, 김오수(20기) 법무부 차관, 이금로(20기) 수원고검장, 김호철(20기) 대구고검장, 박정식(20기) 서울고검장, 박균택(21기) 광주고검장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대다수 법조인들은 차기 총장이 대체로 사법연수원 19기와 20기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검찰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선 아무래도 파격 카드를 꺼내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31대 이명재(1기) 전 총장 이후 직전 41대 김수남(16기) 전 총장에 이르기까지 11명의 수장이 임명되는 동안 후임이 두 기수를 뛰어넘은 적은 없다. 문 총장은 18기다.

그러나 최근 문 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청와대·여당과 큰 갈등을 겪으면서 관전평이 바뀌고 있다. 차기 총장의 검찰개혁 의지가 최우선 사항으로 떠오르면서 기수·서열 등 전통적 기준점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서초동 인사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거론되는 인사는 윤 지검장이다.

윤 지검장은 올 2월 수원고검장에 이금로 현 고검장이 임명될 때만 해도 “차기 총장은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평을 받았다. 그가 수원고검의 첫 고검장으로 승진한 뒤 바로 검찰총장 자리를 노릴 것이란 예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일각에선 그가 총장 대신 대검찰청의 ‘실세 차장’으로 부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는 차기 총장도 ‘검사장-고검장-검찰총장’이라는 승진 공식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관례에 기반한 진단이었다.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할 때도 기수와 직급을 뛰어넘은 그였지만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채 검찰총장 직까지 올라가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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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두 달 전만 하더라도 ‘설마’ 했던 여론은 이제 크게 흔들리고 있다. 19·20기 선배들을 제치고 그가 최선두 후보에 올라섰다는 인식이 어느덧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이 윤 지검장 인선을 통해 검찰 조직을 뿌리부터 바꾸려 한다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동의 한 법조인은 “검찰 내에선 윤 지검장 인사를 파격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윤 지검장을 따르는 후배 검사들이 많은 데다 누적된 승진 인사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귀띔했다.



고검장급 이상의 전유물이었던 검찰총장 자리에 전임보다 다섯 기수나 낮은 지검장이 임명될 경우 그 파급력은 역대 어느 때보다 강력할 전망이다. 검찰 조직 특성상 그의 인선만으로 19~22기 고위직 20여 명이 줄줄이 옷을 벗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빠지는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도 다른 인사가 자리를 꿰차면서 적폐 수사 역시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다만 아직 차기 검찰총장 최종 임명까지 두 달이나 시간이 남은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윤 지검장이라고 해서 정부의 검찰 개혁안을 호락호락하게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인데다 조직 장악 능력,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 등 추가 고려 사항도 많기 때문이다. 문 총장 임기는 오는 7월24일까지다. 최종 후보의 윤곽은 다음달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관계자는 “기수 상 윤 지검장이 바로 검찰총장에 임명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시각도 상당하다”며 “역대 총장 인선 때 보면 예상 후보군을 완전히 벗어난 경우도 왕왕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환·조권형·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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