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6은 행운의 숫자"...美서도 '핫식스 시대' 열었다

[이정은6 US여자오픈 제패...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승부처 11번홀 버디 잡고 선두로

합계 6언더...공동2위 2타차로 제쳐

100만弗 역대 최고 상금 거머쥐어

세계랭킹도 17위서 5위로 껑충

올 신인상·상금왕까지 '미리 찜'

한국선수 US여자오픈 10승째

이정은이 3일(한국시간) US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16번홀을 마친 뒤 숫자 6이 선명한 볼을 홀에서 꺼내 들며 갤러리에게 인사하고 있다.  /찰스턴=AFP연합뉴스이정은이 3일(한국시간) US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16번홀을 마친 뒤 숫자 6이 선명한 볼을 홀에서 꺼내 들며 갤러리에게 인사하고 있다. /찰스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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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은 내게 행운의 숫자인 것 같아요.”

3일(한국시간) US 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로 우승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정은(23·대방건설)이 내놓은 답이다. 이정은은 한국과 미국에서 ‘식스(6)’로 통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동명이인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이름 뒤에 숫자를 붙이면서 ‘6호 이정은’이 된 것이다. 숫자가 들어간 이름을 특이하게 여기는 미국 취재진의 물음에 이정은은 “한국 대회에서도 최종라운드 66타를 쳐 우승한 적이 있고 이번 우승도 6언더파로 했다”며 웃었다. 그는 볼에도 큼직한 숫자 6을 써 플레이를 한다.

이정은이 ‘메이저퀸’에 오르며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러키 식스’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정은은 이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CC(파71·6,535야드)에서 끝난 최고 권위에 빛나는 제74회 US 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 우승컵에 이름을 새겨 넣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친 그는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해 3명의 공동 2위를 2타 차로 제쳤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이정은이 아홉 번째 출전한 경기에서 거둔 첫 우승이다. 지난 2017년과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지난해 10월 퀄리파잉(Q)스쿨을 1위로 통과한 그는 첫 우승을 메이저 트로피로 장식하는 감격을 누리며 신인상은 물론 상금왕에 도전할 발판을 놓았다. 올해 US 여자오픈 역대 최고액으로 키운 우승상금 100만달러(약 11억9,000만원)의 주인이 되며 상금 1위(135만달러)에 올랐고 세계랭킹도 17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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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숫자 6을 행운으로 승화시킨 이정은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강한 집중력으로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선두에 6타 뒤진 단독 6위로 출발한 이정은은 1번홀(파4)에서 보기부터 적어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첫 홀 보기를 한 뒤 결과가 좋았던 경험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마음에 두지 않았다”고 했다. 2번홀(파4)에서 곧장 버디로 만회한 후 파 행진을 벌이던 그는 10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이 그린 뒤쪽 러프로 굴러 내려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깃대를 맞히는 정확한 세 번째 샷으로 파를 지킨 이정은은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힌 11번홀(파3)에서 2.5m가량의 버디를 잡으며 선두로 올라섰다. 12번(파4)과 15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보태 3타 차 리드를 잡은 그는 16번과 18번홀(이상 파4)에서 타수를 잃으면서 마지막 조 셀린 부티에(프랑스)에게 1타 앞선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부티에가 16번홀 짧은 버디 퍼트 실패로 공동 선두가 될 기회를 놓친 데 이어 버디를 해야 연장에 갈 수 있었던 마지막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고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서 이정은의 우승이 확정됐다. 더블보기를 범한 부티에는 3언더파 공동 5위로 밀려났다.

0415A34 한국선수우승


이정은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US 여자오픈 10승(9명째)을 채웠다. 앞서 1998년 박세리, 2005년 김주연, 2008·2013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이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박인비의 2008년 우승 이후로만 보면 11년 동안 여덟 차례나 한국 선수가 우승하는 초강세가 이어졌다. 4월 ANA 인스퍼레이션의 고진영(24·하이트진로)에 이은 메이저 2연승으로 이번 시즌 13개 대회를 치른 LPGA 투어 합작 승수는 7승으로 늘었다. 이날 1타를 줄인 유소연(28·메디힐)은 렉시 톰프슨, 에인절 인(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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