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조선 산업재편 지연…철강은 업황부진·규제 '이중고'

[10대 주력업종 긴급진단]

■조선·철강·기계

올 4월까지 선박 수주 45척 그쳐

中의존 높은 기계도 하락세 전망




조선업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지난 5월의 ‘호조 산업’ 중 하나다. 선박 수출이 3월 5.3%, 4월 53.6%, 5월 44.5% 증가(전달 대비)하며 증가세를 지속했고 수출액도 지난해 5월 약 8억2,000만달러에서 44% 늘어난 1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장의 위기감은 이 같은 수치와 사뭇 다르다. 2017년 수주 선박의 인도에 따라 수치가 고무적으로 나왔지만 지난해까지 살아나는 듯했던 전 세계 신조(新造) 선박 발주량이 올 들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4월에는 전년 동기(604만CGT)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217만CGT가 발주됐지만 올해는 769만CGT로 다시 37% 줄었다. 올 4월까지 수주 실적도 중국에 밀려 2위다. 중국은 140척, 344만CGT를 수주했지만 한국은 45척(202만CGT)의 일감을 따내는 데 그쳤다. 대형 조선사의 한 임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3개 대형 회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조선산업을 재편하기 위한 작업도 노조의 반대로 늦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지만 첫 단추인 물적 분할을 둘러싸고 노사가 극심한 대립을 피하지 못했다. 피인수 회사인 대우조선 노조도 옥포조선소 정문을 봉쇄하고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의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정비와 연구개발비를 중복 지출하고 우리끼리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이는 것을 언제까지 계속할 셈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제조업의 ‘뿌리산업’인 철강업도 답답한 입장이다. 원료가격은 오르는데 자동차 등 수요산업 부진으로 제품가격은 제자리걸음이다. 올 초만 해도 톤당 70달러 수준이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에는 90달러선을 넘나들고 있다. 당연히 수익성은 악화 추세다. 대표기업 포스코 1·4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1조159억원에서 올해 8,325억원으로 급감했다.

규제 리스크도 겹쳤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국내 업체들이 오염물질을 불법배출하고 있다며 철강생산의 핵심시설인 고로 가동중단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다. 각 철강사는 행정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철강업계는 업황 부진과 규제라는 두 악재와 싸우게 된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판매 호조로 좋은 실적을 올린 기계업종도 올해는 중국 사업의 하락세를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많은 업계 특성상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hspark@sedaily.com

박한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