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과 관련, 피해자인 전 남편의 지역 주민들이 8일 경찰서를 찾아 지지부진한 수사 상황을 비판하며 조속한 시신 수습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씨에 의해 살해된 전 남편 강모(36)씨 지역 주민 60여명은 이날 제주동부경찰서를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경찰과의 면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의 수사초기 현장보존이 전혀 안돼 있었고, 유가족이 폐쇄회로(CC)TV를 직접 찾아내는 등 미적미적한 초동수사에 문제점이 많다”며 “경찰이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살인자의 강력한 처벌과 조속한 시신 수습을 강력히 요구합니다’란 현수막을 준비해 펼쳐 보이며 철저한 수사와 조속한 시신수습 등을 주장했다.
지역주민들은 이어 “자발적으로 이웃들이 모여 항의방문에 나선 것이라 유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20여분에 걸친 면담을 마친 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수사는 물론 시신 수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음에도 초동조치 미흡 등 경찰 수사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유족은 물론 지역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 장소로 이용된 펜션 주인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현장검증 추진은커녕 범죄현장을 보존하지 않아 펜션 내 혈흔 등 증거물을 제대로 수집하지 못한 바 있다.
현재 고씨의 구체적인 범행동기는 물론 흉기의 출처, 시신의 행방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7일 경찰은 고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피해자 혈흔에서 약독물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고 고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현장 검증의 실익이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고씨는 제주로 압송된 지난 1일부터 수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