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반쪽에 그친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 수주...UAE 측, 미국 업체 등과도 별도 계약 예상

건설부터 정비까지 맡았지만 세부내용은 기대 못 미쳐

성윤모(첫줄 왼쪽 다섯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성윤모(첫줄 왼쪽 다섯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 컨소시엄(팀코리아)와 두산중공업 등 한국 기업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핵심적인 정비 서비스를 향후 5년간 제공하게 됐다. 다만 바라카 원전의 운영사인 나와(Nawah)에너지가 추후 별도로 일정을 잡아 수주 경쟁을 벌였던 미국의 얼라이드파워와 정비 관련 컨설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팀코리아가 최대 3조원 규모로 10~15년에 이르는 바라카 원전 정비 업무를 통수주할 것이라는 애초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다.

팀코리아는 23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나와에너지와 바라카 원전 4개 호기의 정비 서비스를 담당하는 장기정비서비스계약(LTMSA·Long-Term Maintenanace Service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도 별도로 나와와 원전 주기기 등의 전문 분야 정비를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정비서비스계약(MSA)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모두 5년이며, 향후 양사 합의에 따라 기간 연장은 가능하다. 또 팀코리아는 정비 분야 고위직을 나와에 파견해 바라카 원전의 정비계획 수립 등 의사결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에 팀코리아가 체결한 LMMSA는 기존의 체결할 것으로 예상됐던 장기정비계약(LTMA)과 성격이 다르다. 변경 이유에 대해 UAE 측은 “자국의 원전 규제에 따라 나와가 정비를 포함한 바라카 원전 운영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비사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는 의미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나와가 이와 같이 계약형태를 변경하는 이유는 한국 이외에 다른 업체들과도 추가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나와는 이날 팀코리아와의 LTMSA 이외에도 수주 경쟁업체였던 미국의 얼라이드파워와 추후 컨설팅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핵심적인 수주를 한 것은 맞지만 미국도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단독 수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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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측 역시 이날 Q&A 보도자료에서 계약 형태 변경과 관련해 “이번 계약은 나와의 주도 하에 단일 업체가 아닌 복수의 협력사가 바라카 발전소를 위한 정비 용역을 제공하도록 규정한다”며 “자격이 있는 정비 업체 풀이 나와에 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이러한 중요한 차이점이 계약의 명칭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정비에 한정해서는 현재까지 팀코리아와 두산중공업이 전부지만 앞으로 UAE 측이 추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주 금액은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나와 측은 “정확한 계약 금액은 향후 나와에서 발행할 역무지시서에 따라 산정될 것이므로 현재는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체결 대상인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한수원이 자체 기술(APR1400)로 원전 4기(총 5,600㎿)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국형 차세대 원전인 ‘APR1400’은 미국 외 노형으로는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획득이 확실시된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한국의 독보적 기술력이라는 것이다. 바라카에 이런 한국형 원전 ‘APR1400’이 건설되는 만큼 팀코리아가 2조~3조원 규모의 LTMA를 수의계약 형태로 체결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한수원은 2016년 LTMA와 함께 원전의 핵심 운영권으로 꼽히는 운영지원계약(OSSA)도 이미 따냈다.

하지만 나와가 이후에 계약 기간과 조건 등 계약 형태 변경을 제시하면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주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 2017년 수의계약이 경쟁입찰로 바뀌면서 영국의 두산밥콕, 미국의 얼라이드파워 등 수주 경쟁자가 생긴 것이 가장 뼈아팠다. 지난해 11월에는 LTMA보다 사업금액은 아주 작지만 장기서비스계약(LTSA·약 1,200억원)이 한국 측에 사전통보되지도 않고 프랑스전력공사(EDF)에 넘어가기도 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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