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다시 끓는 비트코인

은행수준 자금세탁방지 규제 불구

보름새 50%↑1,500만원선 돌파

"규제가 되레 합법화 기대감 키워"

비트코인이 1년 5개월 만에 1,500만원선을 돌파했다. 과거처럼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글로벌 자금이 몰려 일시적인 반등을 보인 것인지, 아니면 은행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규제 도입이 오히려 암호화폐의 합법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영향인지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26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4시 기준 1,530만원으로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약 15% 급등했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보름 만에 50%나 급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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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페이스북이 내년 자체 암호화폐인 리브라를 발행해 이용자들이 송금·결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게 급등의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리브라 프로젝트에는 마스터카드·비자·페이팔·우버 등의 글로벌 기업도 참여해 공신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자본의 비트코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급등을 불렀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부과 공격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추면 이를 헤지(위험회피)하려는 금융시장의 수요가 암호화폐로 몰렸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은행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규제를 도입한 게 오히려 암호화폐 합법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있다. FATF의 규제에 따라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소는 은행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지게 됐다. 1,000달러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송·수신 정보를 파악해 해당 국가의 금융당국에 보고할 의무가 주어지는데 관련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영세 중소형 거래소들은 퇴출될 수밖에 없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옥석을 가리는 기회가 되고 규제도입이 오히려 암호화폐 합법화 기대감을 자극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면 아무래도 ‘고래(대규모 투자자를 일컫는 일종의 은어)’들이 당분간 거래를 하지 않을 수 있어 거래위축이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규제 강화는 당장은 암호화폐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어 추격매수 등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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