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원내대표가 28일 ‘원 포인트’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사실상의 국회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었던 데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중재가 있었다. 문 의장은 수시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막판 중재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 끝에 극적 국회 정상화는 이뤄졌지만, 장장 84일 동안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는 ‘치킨 게임’ 같은 기 싸움을 거듭하며 정치 혐오만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10시 문 의장의 주재로 회동을 갖고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문 의장은 전날 오전부터 이 원내대표·나 원내대표와 소통하며 28일로 예정된 본회의 전에 어떻게든 여야 합의안을 만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의장께서) 합의 없는 본회의는 열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신 걸로 안다”며 “여당에서 양보해서라도 이번에는 꼭 국회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던 걸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여야는 막판 협상과정에서 서로 한 발씩 물러섰다. 이날 합의로 민주당은 ‘특위 활동 2개월 연장’을, 한국당은 ‘특위 위원장 및 위원수 조정’을 각각 얻어냈다.
패스트트랙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기점으로 멈춰 섰던 국회는 민주당·바른미래당 원내지도부가 출범하며 새 국면을 맞았으나 20대 국회 들어 가장 오랜 기간 지리멸렬한 싸움이 이어졌다. 여야는 지난 5월 전격적으로 ‘호프 회담’을 갖는 등 얼어붙은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갔지만, 영수회담 문제 등을 놓고 밀고 당기기가 거듭되면서 다시 난기류에 빠졌다. 이후에는 경제 청문회 개최를 두고 공방을 벌이다 문 의장이 중재안으로 내놓은 경제원탁회의를 개최하는 수준에서 접점을 찾았으나 한국당이 의원총회에서 여야 3당 합의안 추인을 거부하며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