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도시바 정전 여파…낸드 생산량 4% 줄어들 것"

삼성·하이닉스 재고부담 덜듯

2915A18 국내 반도체 업체 재고자산 현황



도시바메모리 공장에서 발생한 정전 사고로 글로벌 낸드 생산량이 약 4%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시바와 낸드를 공동 생산하는 웨스턴디지털에서 피해 규모와 관련한 첫 공식 언급을 내놓으면서다.

미국 스토리지 업체 웨스턴디지털은 27일(현지시간) “지난 15일 일본 요카이치 공장에서 예상치 못한 정전 사고가 발생해 생산라인과 공정 장비에 영향을 받았다”며 “6EB(엑사바이트·약 10억기가바이트) 규모 웨이퍼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오는 2029년까지 요카이치 공장에서 낸드를 공동 생산한다.


6EB는 500GB 용량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약 1,2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전 세계 낸드 연 생산량이 약 4%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요카이치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절반씩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체 피해 규모는 12EB에 달한다는 관측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4분기 글로벌 낸드 공급량은 약 82EB, 2019년 총 공급량은 295EB로 예상한다”며 “이번 정전 사고로 3·4분기 전 세계 낸드 공급량의 약 14.6%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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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 정전 사고에 따른 피해 규모는 웨이퍼 10만장 정도로 추산된다”며 “도시바의 월 생산량이 웨이퍼 40만장 수준이고 전체 낸드 시장에서 도시바가 20%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은 5%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연 감산 효과로 작용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반도체 재고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14조5,800억원,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5조1,200억원 수준이다. 양사 모두 2017년 1·4분기 대비 2배가 넘는 재고가 쌓여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도시바 정전 사고에도 단기적으로 낸드 가격에 변동이 없는 것도 높은 재고 수준 때문이다.

낸드 4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25일(현지시간) 콘퍼런스콜을 통해 추가 감산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점진적으로 낸드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 초 D램과 낸드를 각각 5% 감산하겠다고 밝힌 뒤 6개월도 되지 않아 그 폭을 더 키운 것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감산 효과가 낸드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더 큰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 비중은 약 30%, SK하이닉스의 낸드 비중은 17% 수준이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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