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는 그동안 가까이하지 못했던 예술·과학 도서에도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예술·과학 도서들은 신선한 자극을 주는 동시에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기회를 선사한다.
‘방구석 미술관’은 쉽게 읽히는 미술 교양서다. 저자인 조원재는 ‘미술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모토 아래 2016년부터 팟캐스트 ‘방구석 미술관’을 기획·진행하고 있다. 미술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화가들의 삶부터 제대로 파헤쳐봐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왠지 주눅 들게 만드는 미술관 속 미술계 거장들을 ‘방구석’으로 불러내 그들의 사생활부터 명화의 숨은 뒷얘기까지 탈탈 털어낸다.
하는 일에 권태를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브러시에 낀 먼지를 떼어낸다는 것은’이 위로가 될 수 있다. 디자이너 요리후지 분페이가 일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을 때 찾아온 직업적 권태기를 그림과 언어로 풀어내며 작업과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책을 만들며 잃었던 길을 하나하나 더듬고 답답함을 조금씩 벗겨냈다. 출근을 고민하며, 아직도 길을 찾아가고 있는 저자의 고민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답답한 마음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 4일까지 진행되는 데이비드 호크니 전을 즐기기 전에는 ‘다시, 그림이다’를 미리 보는 읽고 가는 것도 좋다. 저명한 미술 평론가인 마틴 게이퍼드가 10여 년에 걸쳐 데이비드 호크니와 만나 대화한 내용을 기록했다. 호크니가 예술과 창조력의 본질에 관해 평생 끈질기고 진지하게 사색한 결과물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과학 도서 중에는 시간에 관한 우주의 거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와 공룡의 피부색, 공룡이 거대해진 이유, 깃털을 가진 공룡 등 흥미진진한 최신 공룡 연구를 쉽게 풀어낸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